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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의 ‘자전거를 타! 보고서’⑤ 

 

대회에 접수하고 나면…나도 모르게 실력이 는다니까, 진짜!

▎2021년 무주 그란폰도 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이 완주 기념 메달을 목에 건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용석
매번 같은 코스를 타다 보면 지겨울 때가 있다. 아무리 경치 좋은 곳도 싫증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투어 라이딩을 다녀도 좋다. 대한민국에는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 너무 많다. 그러나 혼자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기는 힘들다. 자전거 라이딩 코스, 자전거 도로 상태를 매번 확인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라면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을 권한다. 동호회 운영진이 그 어려운 걸 대신 알아봐 주고 경험담도 들려주니까 몸만 가서 라이딩만 하면 된다. 그러나 매번 그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기에 솔선수범과 신속한 회비 납부는 필수(?)다.

솔라(솔로 라이딩)는 자전거 타는 재미의 절반밖에 맛볼 수 없다. 솔라보다는 삼삼오오 그룹 라이딩이 더 재미있다. 때로는 수십 명이 떼 지어 타는 것도 환상적이다.

그렇다면 평상시 도로에서 수십 명이 떼 지어 자전거를 타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가로 폭이 좁기 때문에 세로로 한 줄로 가야 한다. 그리고 일반 차도에서는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하므로 역시 한 줄로 달려야 한다. 현실적인 도로 여건상 마음 놓고 떼 지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동호인 자전거 대회뿐이라 할 수 있다.


▎2022년 무주 저수령그란폰도 대회에서 힘차게 출발하는 자전거 동호인들. 사진 최유성 크루
‘자덕’들이 자전거 대회에 나가려는 이유

국내 순수 동호인 자전거 대회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자전거 대회들이 계속 연기돼 오다가 올해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6월 11일 가평 그란폰도(접수 마감) ▷6월 12일 무주 그란폰도(접수 중) ▷6월 18일 설악 그란폰도(접수 마감) ▷6월 19일 섬진강 랠리 (접수 중) ▷9월 4일 홍천 그란폰도(접수 마감, 추가 예정) ▷9월 25일 진안 그란폰도(접수 중) 등등.

그렇다면 자덕(자전거 덕후)들은 왜 자전거 대회에 나가는 걸까?

첫째, 순위권에 들어 상금과 명예를 얻기 위해서다. 프로 뺨치는 수준을 가진 이런 분들은 극소수다. 5000명이 참가하는 대회라면 50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순수 열정을 가진 동호인들이다. 더 나아진 내 모습에 만족하며 페달을 밟는 소박한 이들이다. 셋째, 지인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참가하는 사람들이다. 사람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 좋아하는 필자도 여기에 속한다. 그 재미도 없으면 자전거를 왜 타겠나?


▎자전거 대회 출발 전 긴장을 풀고 있는 동호인들. 출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도 긴장을 감추기 어려운 게 자전거 대회다. 사진 오용석
음식물은 여러 번 나눠서 먹어야

이번에는 자전거 대회 참가 시 유의할 점들을 살펴보자.

첫째, 많은 사람과 함께 타기 때문에 주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둘째, 수신호는 매너가 아닌 필수다. 자전거 대회의 낙차 사고는 2차 사고, 3차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셋째, 오버페이스는 금물이다. 충분한 연습과 사전답사를 통한 코스 숙지도 잊어서는 안 된다.

넷째, 대회 전 자전거 상태 점검이다.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정비해야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다섯째, 안전한 완주를 위한 세심한 개인 보급 준비다. 100㎞ 이상 가야 하는 대회도 있는 만큼 간식이나 물을 잘 준비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저혈당 쇼크’를 막기 위해서다. 개인 보급으로는 바나나나 에너지바가 좋다. 젤리 종류도 먹기 편하고 체내 흡수가 빨라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음식물은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여러 번 조금씩 먹는 게 좋다. 그래야 위나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2022년저수령그란폰도 대회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성민 크루. 사진 최유성 크루
“자전거 대회에 나가지 않는 건 튀김 벗기고 치킨 먹기”

“초보자들도 자전거 대회에 출전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혼자라면 곤란하겠지만, 숙련된 동료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베테랑이었던 사람이 있겠나?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데, 자전거 대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튀김을 다 벗기고 치킨을 먹는 것과 같다”고 자덕유투버 ‘유유자덕님’은 말한다. 자전거 대회에 접수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더 준비하고 열심히 연습하게 된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레 실력이 는다.

취미에도 목표가 있으면 더 노력하게 되고 더 즐거워진다. 자전거란 취미에는 대회라는 목표가 있다. 그를 위해 더 노력하고 동호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자!


※필자 소개: 유럽 자전거·스키·테니스 전문 브랜드 국내 유통, 생존수영 교육 및 스키캠프 운영 사업을 하는 ㈜아세로 대표이사. 남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고, 스키·탁구 등의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혔다. 자전거·테니스·스키·야구·스킨스쿠버·골프 등을 사시사철 즐기는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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