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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첫날, 벗은 사람보다 쓴 사람이 많았다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 566일 만에 실외 관련 규제 풀려… 실내에선 여전히 착용 의무
■ “벗는 건 좋지만 눈치 보여… 주변 사람에게 피해 주기도 싫다”


▎566일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아직’이다. 첫날인 5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 도입 566일 만인 5월 2일 해제됐다. 일부 경우를 제외하곤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졌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콧등까지 마스크를 올린 채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은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바삐 움직였다. 빌딩 관리인, 공사 현장 인부 등 몇몇 시민은 마스크를 벗고 있었지만, 대다수의 직장인과 학생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9시께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의 풍경도 유사했다. 출구에서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각자 사무실을 향해 흩어지면서 충분한 거리가 생겼지만,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시민은 마스크 규제 해제를 반기면서도 아직은 벗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학생 진모(24)씨는 “아침에 집을 나설 땐 마스크를 벗고 나왔지만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갈 때까지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며 “괜히 주변 사람 눈치가 보여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9)씨도 “오전 7시께 노원구에서 송파구까지 출근하는 동안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편한 것보단 다른 사람에게 혹시라도 피해를 주기 싫어 마스크를 썼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조봉초등학교 앞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은 충분한 거리 유지, 증상 있다면 꼭 착용해야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폭 완화하면서도 자율적 실천이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4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실외에서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의 참석자와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스포츠경기의 관람객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고 발표했다. ▷발열·기침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엔 실외일지라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적극 권고했다.

방역당국은 앞서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싱가포르의 인구 10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는 9503명이었다. 뉴질랜드와 프랑스는 각각 1만7508명과 3만1783명으로 한국의 1만484명보다 많았으나, 해제 이후 확진자 감소 추세에 큰 변화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해 안심하긴 이르다고 강조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5월 2일 보도자료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됐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향후 경각심까지 완전히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의협은 “실외에서도 1m가량의 물리적 거리를 확보할 것을 권유하고 타인과 접촉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며 “개인 위생과 방역을 위해 노력해 지역사회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19g2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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