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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군인공제회, 군사 기술 주권 확보 시동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국내 최초로 800억원 규모 ‘국방벤처 펀드’ 조성
■ 우수 기술 벤처기업 지분 투자·사업 협력 목표


▎한화시스템이 개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천궁2의 다기능레이다. 사진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과 군인공제회는 각각 400억원을 출자해 총 800억원 규모의 군사 기술(밀리테크)·4차 산업 혁명 분야 펀드인 ‘한화-군인공제회 국방벤처 펀드’를 조성했다고 9일 발표했다.

한화-군인공제회 국방벤처 펀드는 국내 최초로 방위산업 분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화시스템과 군인공제회는 자금 모집 이후 투자 대상을 찾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이 펀드를 조성했다. 조성 자금은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미래 전장(戰場)의 차세대 밀리테크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항공우주·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인공지능(AI)·양자컴퓨팅·사이버보안 등 기술 주권 확보가 필요한 분야의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된다.

한화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사업 역량이 검증된 기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한다.

한화시스템과 군인공제회는 한화시스템이 추진 중인 방산 사업은 물론 저궤도 위성통신·UAM·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비전과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전략을 설계해 지분 투자와 사업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사장은 “군공-한화 국방 벤처펀드를 통해 국방 기술을 시장에 적용하는 스핀오프(spin-off)와 혁신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는 스핀온(spin-on), 국방과 시장에 신사업 기술을 공동 적용하는 스핀업(spin-up) 방식이 빠르게 교차 추진되길 기대한다”며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서 우리 국방과 미래 혁신 기술 역량 강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성철(왼쪽부터) 한화시스템 사장, 김유근 군인공제회 이사장,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군인공제회관에서 열린 ‘한화-군인공제회 국방벤처 펀드’ 결성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한화시스템
차세대 방산 시장 선점 위해 투자 집중

한화그룹의 방산·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42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3차 양산·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II(천궁2) 다기능레이다(MFR) 성능 개량·피아식별장비(IFF) 모드 5 성능 개량·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용 다기능레이다 개발 등을 중심으로 한 방산 사업 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한화시스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감소한 15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UAM 등 신규 사업 투자 증가에 따른 결과다. 한화시스템은 영업이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올 초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천궁2’ MFR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천궁2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무기다. 한화시스템은 천궁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 MFR을 개발해 2020년 전력화를 마쳤다.

한화시스템은 또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다기능레이다·전투체계(CMS), 한국형 전투기 KF-21의 핵심 장비인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 등을 개발하며 방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본업의 확고한 성장세 속에 신규 사업의 수익화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세계 각 국의 군비 확장이 예상된다”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지대공 방어 미사일인 천궁2의 추가 수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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