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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월드 스타’ 강수연, 영원히 잠들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5월 11일 영화인들·팬들 눈물바다 속에서 영결식 엄수 뒤 안치
■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천상의 별로 우리 지켜줄 것”


▎‘원조 월드 스타’ 강수연이 5월 11일 영결식과 함께 영면에 들어갔다. 5월 5일 자택에서 쓰러진 강수연은 이틀 뒤인 7일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팬들과 작별했다. 중앙포토
‘원조 월드 스타’ 고(故) 강수연이 영면에 들어갔다.

5월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고인의 영결식은 유지태가 사회를 맡았고,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연상호 감독, 그리고 설경구와 문소리가 추도사를 맡았다.

김동호 장례위원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믿기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는 황당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떠나 보내고자 한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5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배우 고(故) 강수연의 발인식에서 배우 정우성과 설경구(오른쪽)가 운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임권택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떠났니”

이어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비록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평온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당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며 “강수연씨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떠났니. 편히 쉬어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2021년 10월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강수연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경구 “막내부터 버스 기사님까지 챙겨주던 선배”

동료 배우 설경구는 “오랜만에 통화하며 할 이야기가 많아 빨리 보자고 했는데, 곧 있으면 봐야 할 날이 오는데 현실은 선배의 추도사를 하고 있으니 너무 서럽고 비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너무 비현실적이고 영화 속 한 장면이라도 할지라도 찍기 싫은 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영화 [송어](1999)를 통해 강수연과 인연을 맺었다는 설경구는 “영화의 경험이 없던 나를 여기까지 세세히 이끌어줬다”면서 “막내부터 버스 기사님까지 주기적으로 모든 스태프를 챙겨주던 선배가 기억난다. 선배의 조수였던 것이 너무 행복했다”며 울먹였다.

고인은 지난 5일 오전 자택에서 두통을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7일 5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아역 배우 시절의 강수연. 강수연은 초등학교 때 이미 아역스타 반열에 올랐다. 중앙포토
초등학교 때 아역스타 반열에

고인은 초등학교 때 어린이 드라마 [번개돌이], [똘똘이의 모험]에 출연하며 아역스타로 떠올랐다. [핏줄](1976)으로 영화에 데뷔했고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의 옥녀 역으로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1989년 임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 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영결식 이후 발인이 진행됐으며, 고인의 유해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용인공원에 안치됐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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