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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페셜] 조국 둘러싼 갈등 여전한데… [그대가 조국] 시민 감상평은?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 감독은 검찰·언론 행태 지적…지지자들은 “조국 일가 겪는 고통에 공감”
■ 검찰개혁 당위성과 정경심 판결 불복에 관한 설득력 부족하다는 의견도


▎영화 [그대가 조국]은 “검찰의 칼날이 당신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주변인들이 겪는 고초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려 시도한다. 사진 엣나인필름
조국 사태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이 5월 25일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누리꾼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다룬 영화 제작 소식에 개봉 이전부터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영화를 본 시민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25~26일 목동·동대문 메가박스를 찾았다.

[그대가 조국]은 2019년 8월 9일 조 전 장관 지명에서부터 사퇴까지의 67일을 다루며 이후 진행된 검찰수사, 그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재판 과정, 그리고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증거를 쫓는 개개인의 모습을 담았다.

영화는 “검찰의 칼날이 당신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조 전 장관과 주변인들이 겪는 고초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조 전 장관은 “3년이란 시간 동안 재판을 받아오고 있지만 그 고통은 익숙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장경욱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를 비롯한 조 전 장관의 주변인들은 강압적인 검찰 조사를 받으며 생긴 트라우마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신모씨(56)는 영화 감상을 묻는 질문에 “참담한 심정이다. 조국 전 장관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가 겪는 고통이기도 하다”며 “나라고 검찰수사 대상이 되지 말란 법이 어딨느냐. 인터넷에서 댓글을 많이 쓰는 편인데 전부 추적 가능한 세상”이라고 했다.

[그대가 조국]을 연출한 이승준 감독은 윤석열 검찰의 무분별한 압수 수색과 강압적인 수사방식, 검찰발 정보를 검증 없이 보도한 언론의 보도 행태 등을 지적했다. 이 감독은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검찰과 언론은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 수사 과정에서 조국 일가가 룰을 안 지켰다고 말했는데, 그들 또한 마찬가지 아니냐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박모씨(63)는 “정 전 교수의 경우, 검찰이 소환조사 한번 없이 공소시효 마감 기한이 됐다고 기소부터 한 것 아니냐”라며 “검사가 불러주는 대로 증인에게 조서를 받아쓰게 한다든지 하는 잘못된 수사 관행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검찰과 언론 보도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고 퇴장하던 한 관객들은 “재판 무효! 정경심 무죄!”를 외쳤다. 기자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취재를 거부하는 시민도 있었다.


▎조국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 시점에 조 전 장관에 대한 영화가 나오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선거 앞두고 상영된 ‘조국 영화’

반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검찰개혁의 당위성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9)는 “최강욱 의원을 비롯해 검찰개혁을 역설하는 사람 중 일부가 지금 검찰수사를 받는 수사대상”이라며 “그 의도의 순수성을 누가 믿어주겠나. 명분이 훼손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우려하는 대목인 검찰의 압도적인 수사력이 시민 개개인에게 행해지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양천구 주민 민모씨(32)는 “조 전 장관이 유력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더 과도한 집행이 이뤄진 부분도 있겠지만 그건 조 전 장관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수사받는 사항은 사기나 협박 등 특수부가 동원될 정도의 중대범죄는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과 지지자들이 재판 결과에 불복하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정모씨(70)는 “어쨌거나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국가이고 재판은 증거 우선주의다. 법적 근거에 의해 재판 결과가 나왔다면 수용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를 다룬 영화의 개봉 시점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모씨(28)는 “대선 기간에 민주당 후보가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왜 자꾸 소환되는지 알 수 없다”며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영화가 지금 나오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5월 26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그대가 조국]은 이날 오전 4시 기준 10만4401명이 예매하며 17.3%의 예매율로 전체 3위에 올랐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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