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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조언자’ 추기경에 서임된 유흥식 대주교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 김수환·정진석·염수정 추기경 이어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네 번째
■ 지난해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발탁…프란치스코 교황과 친분 두터워


▎2014년 4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유흥식 신임 추기경(당시 대전교구장)이 한복 입은 성모상을 선물하며 교황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 가톨릭 교회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이 탄생했다. 교황청은 5월 29일(현지시각) 유흥식 라자로(71) 대주교를 신임 추기경에 서임했다고 밝혔다. 유 신임 추기경은 지난해 6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교황청 행정기구인 성직자성은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 업무 등을 관장한다. 교황청의 9개 성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추기경 임명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4월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해 추기경이 1명이었다가 다시 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유 신임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학교교의신학과를 졸업했다.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대전 대흥동 본당 수석 보좌신부, 솔뫼성지 피정의집 관장, 대전가톨릭교육회관 관장,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 등을 지냈다. 2003년 주교로 서품된 뒤,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으로 직무를 수행했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도 가깝게 소통하는 성직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4년 8월 교황의 방안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청하는 유 추기경의 서한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후에도 바티칸에서 수시로 교황을 개별 알현하며 한국 가톨릭 교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은 가톨릭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를 갖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이다. 추기경은 종신직이지만,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국적에 상관없이 바티칸 시민권도 부여된다. 한국 가톨릭 교회는 김수환(1922~2009), 정진석(1931~2021) 추기경과 염수정(79) 추기경을 배출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님께서 교황청 장관 임명과 추기경 서임을 통해 부족한 저에 대한 신임을 다시 드러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이는 한국 순교자들의 기도와 믿음 덕분이며, 한국천주교회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사제들과 함께 착한 목자로 살아가며 교회가 더 쇄신하도록 역할을 다하고, 우리의 장한 순교자들의 후손답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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