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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한화시스템, ‘에어 택시’ 상용화 앞당긴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SKT 컨소시엄, 내년 전남 고흥서 1단계 실증 목표
■ UAM 기체 선도 기업 美 조비에비에이션과 협력


▎유영상(오른쪽) SK텔레콤 사장과 조벤 비버트 조비에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시의 조비에비에이션 본사에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SK텔레콤
한국에서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산업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분야 선도 기업에 해당하는 SK텔레콤·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은 ‘에어 택시(하늘을 나는 택시)’ 상용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체를 이용한 도심 항공 이동 서비스다. 한국처럼 수도권에 사회 인프라와 인구가 집중된 지역의 교통 체증과 환경오염을 해결할 첨단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기로 구동되기 때문에 운용 시 탄소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 사업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최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2025년 UAM 상용화에 앞서 안전성 검증, 적정 안전 기준 설정, 업계 시험 등을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2023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시작하는 1단계 실증에서는 UAM 기체와 통신 체계 안전성 확인, K-UAM 교통 체계 통합 운용 등을 점검한다. 2단계는 도심 지역 1단계 성과를 고려해 2024년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제안서를 제출한 사업자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연내 실증 수행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SK텔레콤 컨소시엄은 국토부 주관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에서 서비스·기체·인프라·연구분야를 대표하는 SK텔레콤,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을 중심으로 UAM 상용화를 주도해 왔다. 최근 들어 기상 관측·예보 기술을 보유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지형 정보 구축·데이터 활용에 강점을 지닌 한국국토정보공사를 새 파트너로 영입하며 더욱 우수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UAM 기체·운항 분야 글로벌 협력사인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실증 테스트(AAM National Campaign)를 통해 축적한 UAM 운항 경험을 참고해 초기 단계부터 차별화한 실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막대한 교통 사회적 비용 해결할 게임 체인저”


▎유영상(왼쪽) SK텔레콤 사장과 조벤 비버트 조비에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시에 위치한 조비에비에이션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생산 시설을 방문해 UAM 기체에 탑승했다. 사진 SK텔레콤
이미 SK텔레콤은 올해 초 UAM 기체 제조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인 조비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양사 최고경영자(CEO) 주도의 정기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초기 실증 과정에서 조비에비에이션의 기체를 도입해 차별화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도입할 조비에비에이션의 ‘S4 항공기’는 1000회 이상의 테스트를 바탕으로 UAM 기체 상용화 분야를 선도하는 모델로 꼽힌다. 최고 시속 320㎞와 한 번 충전으로 4명을 태우고 240㎞까지 운항할 수 있는 배터리 효율이 강점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교통 분야에서 발생하는 한국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해법으로 각광받는 UAM 분야에 대해 강한 사업화 의지를 내비쳐왔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명목 국민 총생산(GDP) 대비 교통 혼잡 비용은 3.5% 수준으로 0.2%인 독일의 18배, 0.9%인 미국의 4배에 달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8조원에 달한다. 사회 인프라와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된 탓이다.

유 사장은 6월 2일 사내 뉴스룸 칼럼을 통해 “세계적 혁신 기업들은 2030년에나 가능한 기술로 여겨져 왔던 UAM 실현 시기를 점차 앞당기고 있다”며 “SK텔레콤은 2025년 한국 상공에서 UAM 상용화를 선도하고, 2030년 완전 자율 비행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UAM 상용화를 위해 하늘로 연결되는 이동통신, 자율주행, 정밀 측위, 보안, 인공지능(AI) 등의 기반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 사장은 “UAM은 막대한 교통 관련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게임 체인저’”라며 “빠른 속도로 UAM 상용화를 완수해 고객에 혁신 서비스를, 주주에 무한한 성장 가치를, 사회에는 쾌적한 교통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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