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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슈]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 하영삼 교수 20여년 역작 '완역 설문해자' 출간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480자 추가, 3종 색인으로 검색 편의성 높여
저자가 쓴 [한자어원사전]으로 어원 해설 제공


▎하영삼 교수의 완역 설문해자(1~5권) / 허신 저 / 하영삼 역주 / 도서출판3 / 세트 19만9000원
한자학의 바이블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성대학교(총장 송수건) 한국한자연구소는 학술총서[하영삼 교수의 완역 설문해자] 5권(크라운판, 5188쪽)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하 교수가 20여년 각고의 노력 끝에 완역한 [설문해자]는 A.D.100년에 완성된 중국 후한의 경학자 허신(許愼)의 저작으로 개별 한자의 어원과 원래 의미를 파헤친 인류 최초의 한자 어원사전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부수’라는 개념과 육서(六書)라 불리는 상형(象形)·지사(指事)·회의(會意)·형성(形聲)·전주(轉注)·가차(假借)를 처음 창안·정의한 책이다. 이 때문에 청나라의 고증학자 겸 시인인 왕명성(王鳴盛)이 “천하의 모든 책을 다 읽어도 [설문해자]를 읽지 않았다면 이는 읽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당대의 학자들은 왜 [설문해자]를 필독서로 꼽았을까? 청나라 초기의 대학자 대진(戴震)은 “경전에 담긴 도(道)를 밝히기 위해서는 단어를 알아야 하고,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자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자의 정확한 자형과 의미의 파악은 모든 경전을 해독하고, 그 속에 담긴 성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기초라는 뜻이다. 그래서 허신은 [설문해자·서]에서 글자를 “경학과 예술의 근본이요, 왕정의 시작이며, 이전 사람들이 후세에 전해주고 후세 사람들이 이전 사람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완역 설문해자]는 [설문해자]를 다룬 기존의 책들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지녔다. 당나라 이후 다양한 판본으로 확인된 480자를 추가해 수록 글자 수를 기존의 9353자에서 9833자로 확장했다. 추가된 글자는 따로 표시해 가독성을 높였다. 또 새로 출토된 갑골문, 금문 자료 등 실문자형과 이에 근거한 새로운 어원 해설을 하 교수의 [한자어원사전]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설문해자]의 오류와 한계는 물론 최신 어원 해설을 대조·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총 3760개의 주석을 첨부해 1900년 전에 만들어진 [설문해자]의 해설을 보충함은 물론 해설의 의미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검색의 편의를 위해 3종의 색인(한글독음, 부수, 총획수)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는 “[완역 설문해자] 출판은 한국에서의 한자 연구의 수준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자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물론 한자문화권 ‘문자 중심 문명’의 문화 특징을 밝히는 원전(原典, 기준이 되는 본디의 고전)적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207호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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