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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커지는 ‘김건희 리스크’ 어찌하나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 尹 스페인 순방 비우호적 여론 높은 상황에서 김 여사 민간인 수행 논란 불거져
■ 호감 이미지 부각 못하는 ‘패션 정치’ 부작용 우려, 제2부속실 부활 주장도 나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스페인 순방 중 돈독한 금슬을 과시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활동 반경을 넓힐수록 여론 반응이 별로 우호적이지 못한 건 딜레마다. 중앙포토
최근 실시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부정이 긍정을 앞서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을 나섰음에도 지지율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행사인 나토 정상회의에 굳이 가서 얻어온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6월 말 진행된 윤 대통령의 스페인 마드리드 일정은 적어도 국내에선 김건희 여사의 패션이 다른 안건들을 압도했다. ‘김 여사가 누굴 만나서 어떤 옷과 장신구를 착용했는지’를 놓고 지면과 온라인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가령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는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로 세팅된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 모델로 라지 사이즈의 경우, 1억600만원에 달한다. 초록색 하이 웨이스트 미디스커트는 프라다 실크 제품으로 450만원을 호가한다. 또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 55개가 조합된 까르띠에 팔찌는 1590만원에서 1740만원 대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과 용산 집무실에서 연출한 사진에 등장해 화제가 된 디올 운동화는 143만원이다. 김 여사는 디올 옷을 입고 등장한 적이 적지 않은데 소위 ‘꿀벌 셔츠’로 불리는 버트 쇼츠 블라우스는 175만원짜리다. 김 여사가 열린음악회 때 입고 나온 디올 재킷은 신상이어서 아직 판매가가 나와 있지 않다.

물론 김 여사가 명품으로만 치장하고 있는 건 아니다. 저가 혹은 국내 브랜드 옷과 가방 등을 믹스매치하고 있다. 김 여사가 입고 나오면 그 브랜드 제품이 완판되는 효과가 빚어지기도 한다. 김 여사에 온정적인 여성들 사이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소하게 보이려 의도했다면 저렇게 입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의 패션 스타일을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시각도 있다.

차라리 제2부속실 부활해야?


▎김건희 여사의 패션은 스페인 방문 내내 이슈를 몰고 다녔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하지만 김 여사의 패션을 사사건건 뉴스로 생산하는 ‘유통 경로’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라는 의도가 있는데 이것밖에 못 하는 것’이라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지금이라도 제2부속실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김 여사는 대선 정국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만발하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다. ‘퍼스트레이디가 되더라도 최대한 자중할 것이니 영부인의 의전과 보좌를 담당하는 제2부속실도 필요 없다’는 논리로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영부인이 되자 제2부속실의 공백이 발생하며 ‘비선 논란’이 터지고 있다. 청와대 인사비서관의 부인인 ‘민간인’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지인은)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지원한 것으로,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 일정으로 간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향후 불안요소는 김 여사를 컨트롤할 시스템의 부재에 있다. 부부간의 조율은 윤 대통령 마음대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윤 정부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은 아니겠지만, 떨어지는 속도를 더 키울 순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7일 "제2부속실 설치계획은 없다"라고 발표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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