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Home>월간중앙>투데이 포커스

尹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에…국민의힘 내홍 ‘재점화’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 李 향한 尹 ‘불편한 심정’ 표면화… 이준석 대표는 ‘무대응’ 일관
■ 전문가 “당 지지율 20%대로 떨어지면 조기 전당대회 개최해야”


▎7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문자 대화를 나눴던 장면이 노출됐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지칭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말한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 수신자였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은 즉각 사과했지만, 이 대표 징계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재점화하며 파장이 예상된다.

7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대통령 윤석열’이라 적힌 텔레그램 방에서 상대방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해당 사진이 보도되자마자 권 대행은 본회의장을 떠났고, 즉시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권 대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동지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갈등이 표면화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권 대행은 7월 27일 국회 출근길에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 유출 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당원 및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어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유출이 됐기 때문에 그 내용과 관련된 질문은 확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라고 말하며 본인을 향한 논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지자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이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보도에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릉도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도서 지역에 대한 투자는 항상 더디게 진행됐고 그래서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에 풍부한 용출수를 먹는샘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만 했다.

민주당 “尹, 李 징계에 관여했는지 밝히길”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되며 이 대표의 중징계 배경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이로써 이 대표의 중징계 배경에 ‘윤심’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7월 2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조 대변인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언이었냐”며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이냐”고 공격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했다.

차후 국민의힘 내 갈등도 재차 확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 대표 개인의 문제, 윤리위, 당권 논쟁에 대한 갈등이 재점화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중도층·여성·MZ세대의 지지 이탈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대우조선 사태와 경찰국 정국에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가라앉는다면 조기 전당대회 개최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7월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율 4.3%)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4%, 민주당 지지율은 38.9%로 집계됐다. 지난주(7월 16~18일)에 비해 국민의힘 지지율은 5.8%포인트 하락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3.9%포인트 올라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이 역전됐다. (이 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