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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아나운서의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12) 

 

리더의 칭찬은 과연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일까?

▎많은 리더가 칭찬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사기를 높이고 회사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업무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수년 전 대한민국에 칭찬 강연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가 있다. 바로 미국의 유명한 인간관계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켄 블렌차드(Ken Blanchard)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고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수많은 유명인과 강사들이 이 책에 나와 있는 ‘칭찬 기술’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여러 언론매체는 일제히 이 책을 리더의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리더들이 종종 있다. 다음은 얼마 전 한 국내 대기업 임원과 일대일 코칭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을 보고 부하 직원들을 칭찬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효과가 조금 있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 리액션도 시원치 않고, 요즘은 무슨 칭찬을 해도 그냥 당연시하고 넘기는 것 같아요. 나름 노력을 한다고 한 건데 쉽지 않네요.”

그 임원의 넋두리 같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그 책을 언제쯤 읽었는지, 책에 나온 ‘칭찬 10계명’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대답은 예상외였다. 사실 그 임원은 한 강연에서 이 문구를 처음 접했을 뿐 실제로는 책을 읽었던 적이 없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베스트셀러지만 사실 여기에 큰 함정이 있었다. 유명한 책일수록 제목만 알고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책에는 칭찬에 대한 10계명이 명확히 적혀 있다. 그 임원이 놓친 것은 제2 계명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와 제4 계명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였다.

임원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니 직원들의 반응이 이해 가기 시작했다. 임원이 했다는 대부분의 칭찬은 변화한 외모에 대한 언급이나 최근 진행 중인 업무의 성과에 대한 것이었다. 칭찬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없었고, 결과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노력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칭찬할 때는 칭찬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임원이 외적인 모습이나 피상적인 업무에 대해서만 칭찬한다면 직원들은 ‘업무에 든 구체적인 노력이나 과정에는 별다른 보상이 없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칭찬할 때는 칭찬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직원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만 칭찬하는 임원의 모습을 보고, 구체적인 노력이나 그 과정에는 별다른 보상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듣기 좋은 소리 잘하는 가벼운 임원으로 느꼈을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칭찬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직원들은 눈에 띄는 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뒤에서 묵묵히 다른 사람들을 서포트하며 고생하고 있는 숨은 직원들은 오히려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리더가 모든 직원이 하는 일에 대한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든 사항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직원은 리더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힘을 내기도 한다. 그만큼 리더의 말에는 무게와 책임이 수반된다.

많은 리더가 칭찬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사기를 높이고 회사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만약 당신이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면, 즉흥에서 나오는 겉핥기식의 칭찬은 멈추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시작해야 한다. 개개인의 노력과 희생이 조직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 조직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언급해야 한다. 그런 칭찬이 반복된다면, 직원들은 비로소 리더의 말과 칭찬을 신뢰하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리더의 제대로 된 칭찬만이 고래를 춤추게 할 수 있고,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칭찬 10계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중에서

1.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 즉시 칭찬하라
2.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3.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4.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5.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칭찬하라
6. 거짓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7. 긍정적인 눈으로 보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
8.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더욱 격려하라
9. 잘못된 일이 생기면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라
10. 가끔 자기 자신을 칭찬하라


※필자 소개: 리더스피치 대표이자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저자. KBS 춘천총국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연합뉴스 TV 앵커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이버 한국외국어대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대에 맞는 스피치를 연구하며 각 기업체 CEO, 임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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