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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UP] 국내 첫선 보인 세계전기차경주대회 ‘서울 E-프리’ 

도심에서 펼쳐진 전기차들의 짜릿한 무한 속도 경쟁 

사진·글 전민규 기자
서울 잠실서 열린 포뮬러E 챔피언십 2021-2022시즌, 스토펠 반도른 우승
소음·환경 공해 단점 줄이고 기존 F1 매력 그대로… 내년 5월에도 개최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DS 데치타)의 포뮬러E 머신이 8월 14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포뮬러E시즌8’의 16라운드 예선 파이널(본선 출발 순서를 정하는 경기)에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메르세데스-EQ(독일) 소속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30·벨기에)이 ‘세계전기차경주대회(ABB FIA Formula E World Championship) 2021-2022시즌’의 챔피언으로 포디움에 올라 화려한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8월 13~1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서울 E-프리’ 15·16라운드에서 반도른은 랭킹 포인트 28점을 추가하며(시즌포인트 213점) 막판 추격에 나선 재규어 TCS(영국)의 미치 에번스(영국·180점)를 33점 차로 따돌렸다. 생애 최초로 포뮬러E 월드 챔피언의 영예를 안은 순간이었다. 반도른은 팀 관계자들과 관중석을 향해 대형 샴페인을 터트리며 기쁨을 나눴다. 2022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를 시작으로 뉴욕, 런던, 베를린을 거친 ‘포뮬러E시즌8’은 이날 서울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모터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포뮬러1(이하 F1)의 전기차 버전인 이 대회는 정해진 트랙이 아닌 도심의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게 특징이다. 기존 F1의 단점인 소음공해와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소하려고 2014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첫 대회를 열고 매년 시즌제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대회다.

행사를 위해 주최 측인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잠실운동장 주변에 2760m 길이 서킷을 설치했다. 88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의 러닝 트랙은 머신이 질주하는 서킷이 됐다.


▎이번 대회는 국내모터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운동장 러닝 트랙을 서킷으로 만들어 경주하는 시도를 했다. 본선 16라운드에 참가한 선수들이 잠실주경기장을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메르세데스벤츠-EQ, 태그호이어 포르쉐, 재규어 TCS 레이싱 등 11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팀 전원은 주최 측의 공식 레이싱카 포뮬러E머신 ‘GEN2’로 대회를 치렀다. 배터리만 사용하는 순수 전기차량으로 시속 280㎞.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8초에 불과하다. 그래서 드라이버의 역량, 팀 정비 수준 등이 승리를 결정짓는다. 경기는 트랙을 도는 횟수가 정해져 있는 F1과 달리 출발 뒤 45분 시점에 1위가 결승점을 통과하면 그때부터 마지막 한 바퀴를 돌아 승부를 정한다. 들어온 순서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되고 시즌 중 쌓은 포인트를 합산해 가장 높은 사람과 팀이 우승자가 된다.

‘서울 E-프리’는 폭우 때문에 경기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굉음을 내며 마치 로켓처럼 빠르게 도로를 질주하는 포뮬러E 레이싱의 매력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이틀간 4만9500여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았다. 다음 시즌(시즌9)인 ‘2022-2023 포뮬러E 챔피언십’도 내년 5월 서울 도심에서 다시 한번 전기차 레이스로 펼쳐질 예정이다. 시즌9에는 맥라렌과 마세라티도 합류한다. 포뮬러E 코리아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로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6라운드 본선 경기의 시작과 함께 22대의 머신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생애 최초로 ‘포뮬러E시즌8'의 월드 챔피언에 오른 메르세데스-EQ 소속 스토펠 반도른.



▎월드챔피언 스토펠 반도른의 머신이 역주하고 있다.



▎레이스 준비 지역인 패독(paddock)에서 재규어 소속 정비사들이 경기 출발에 앞서 머신을 정비하고 있다.



▎15라운드 본선에서 레이싱카 8대가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줄줄이 안전벽과 충돌하는 사고 발생했다. 다행히 다친 선수는 없었다.
- 사진·글 전민규 기자 jun.minkyu@joins.com

202209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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