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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2장 음모론 (1) 

전의를 상실한 독일군을 패퇴시키며 나치의 심장부로 향하던 서방 연합군이 베를린을 코앞에 두고 주저하는 사이 러시아군은 재빠르게 베를린을 선점하면서 공산주의를 확대할 서유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베를린 진격 중단 결정을 내린 연합군 총사령관 아이젠하워도 자신의 석연치 않은 결정이 훗날 불러올 미소 냉전의 후폭풍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1945 년 1월 하순 독일군의 ‘아르덴 반격’이 실패하면서, 유럽 서부 전선에서 독일군은 실질적으로 패퇴했다. 훗날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이라 불렸을 만큼 독일군은 ‘아르덴 반격’에 모든 전력을 투입했다. 반격이 실패하자 서부 전선의 독일군엔 연합군에 맞설 만한 부대가 남아 있지 않았다. 반면에 미군과 영국군이 중심이 된 연합군은 이내 전력을 보충하고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독일 본토를 향해 동북쪽으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연합국의 진격을 늦출 만한 요소는 독일의 남서부 국경을 이루는 라인강 뿐이었다. 원래 큰 강인 데다, 눈 녹은 물로 불어나서 독일군의 저항을 물리치고 라인강을 건너는 일은 쉽지 않을 터였다.



연합군은 3월 초순에 라인강 서안에 닿았다. 3월 7일 미군 9기갑사단은 라인 주 레마겐의 루덴도르프 철교가 아직 파괴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독일군이 설치한 폭약이 제대로 폭발하지 않은 것이었다. 미군은 이내 이 철교를 장악하고 라인강 동쪽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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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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