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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연속 오른 기준금리…이창용 총재 “환율 상승 제어될 것” 

 

이해람 월간중앙 인턴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 0.25%p 올려…사상 첫 4회 연속 인상
■ 물가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대응…“연말까지 2.75~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p 금리 인상을 확정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8월 25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린다고 발표했다. 4·5·7월에 이어 8월까지 4차례 연속 인상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p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그러나 이번엔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의 기준 금리 역전과 원·달러 환율 급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린 정세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물가 오름세도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이다. 통계청이 8월 2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2021년 7월 대비 6.3%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증가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전망했다. 지난 5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4.5%)보다 0.7%p 높은 수치다. 1998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까지 치솟았다. 올해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전망대로 5.2% 상승하면,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8월 물가상승률이 7월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가 정점과 관계없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연말 기준금리 2.75%~3% 기대에 대한 시장의 견해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 “환율 자체보다 글로벌 경기에 주목해야”


▎8월 23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5원대까지 치솟았다. 연합뉴스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고금리로 인한 부담 가중과 낮은 수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 우려가 맞부딪치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서민들의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짐과 동시에, ‘베이비스텝’ 수준으로 환율 방어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금리가 0.5%에서 2.50%로 2.0%p 오르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대폭 상승해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 특성상 부동산에 자산이 몰리는 ‘빚투’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에 차주들의 부담이 여느 때보다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규모가 지난해 8월과 비교했을 때 연간 130만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새 불어난 가계대출 이자만 27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이승덕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열린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 및 정부정책 방향 진단' 토론회에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다보면 소비가 위축되고 이자 수지가 악화돼 가처분 소득이 줄 수 있다”며 “자산가격 변동과 취약계층 채무 불이행 등 금융 불안정 요인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의 목적에 원·달러 환율 방어가 포함되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환율이 일시적으로 9.10원 떨어졌다. 8월 25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343원 수준에서 1333.9원까지 떨어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한미 금리 역전과 환율 폭등에 대응해 추가 빅스텝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환율 수준 자체 때문이 아니라 수입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기업의 부담 증가 등과 같은 가격 변수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고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하는 상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 이해람 월간중앙 인턴기자 haerami05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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