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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새 직함만 4개’ 권성동, 출구는 어디?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 4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뒤 실책 연발하며 지지율 폭락 원인 제공
■ 윤석열 대통령 의중 제대로 읽는지에 관한 회의론 일며 당내 비토 여론


▎2022년 8월 3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권성동 원내대표.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둘러싼 상황은 악화일로다. 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에서 4선을 한 권성동(62) 의원은 4월 8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102명 의원 중 81명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임기 1년의 원내지도부가 됐다. 이때만 해도 ‘검사 윤석열을 정치로 입문시켜 대통령까지 되도록 도운’ 권 원내대표의 앞길은 탄탄대로인 듯했다. 세상은 소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그룹 중에서도 좌장으로서 그를 인식했다.

하지만 권력의 정점에서 권 원내대표는 균형을 잡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실수가 한 번도 아니고 3번 연속이면 삼진아웃 감”이라고 비판했다. 원내대표로 뽑히고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4월 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권 원내대표는 섣불리 민주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철회하며 사과했지만, 이 탓에 여권은 여론전에서 주도권을 놓치고 말았다.

이어 7월에는 용산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터졌다. 이때 권 원내대표는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말하며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가뜩이나 공정에 민감한 2030 세대들은 온라인상에서 “공무원 시험은 권성동”, “권모술수 권성동” 등의 야유와 조롱을 가했다.

그리고 7월 26일 권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노출됐다. 그 여파로 성 상납 의혹에 얽매여 코너에 몰려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버티는 것도, 물러나는 것도 해법 아닌 딜레마


▎2022년 8월 28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비대위가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당의 혼란이 최악으로 치닫던 8월 25일, 국민의힘은 천안에서 연찬회를 열었다. 혹시 모를 설화를 경계한 국민의힘은 금주령을 내렸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찬회 인근에서 열린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술병에 숟가락을 꽂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노출돼 또 한 번 궁지에 몰렸다.

7월 이후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그의 직함은 원내대표→당대표 직무대행→비대위원→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바뀌었다. 국민의힘의 내홍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징이자 ‘권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주는 상황이다.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연승을 거뒀음에도 정작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권성동 리스크’가 증폭되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곳곳에서 ‘손절’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반대파는 말할 것도 없고, 김태흠 충남지사·안철수 의원·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 등이 권 원내대표의 의중과 결이 다른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심지어 윤핵관에 속하는 장제원 의원과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일등공신”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이 예전 같을 수 없는 기류 속에서 주변 환경은 우호적이지 못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여기서 물러나면 정권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을 알기에 권 원내대표는 필사적이겠지만, 버틸수록 윤 대통령에게 큰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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