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Home>월간중앙>투데이 포커스

태풍 ‘힌남노’ 상륙 앞두고 고심에 빠진 배달 노동자들 

 

월간중앙 이해람 인턴기자
■ 배달플랫폼노조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서비스 일시 중단해야”
■ 배달의민족 “상황 지켜보는 중…기상 악화되면 서비스 중단할 수 있어”


▎9월 4일 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함에 따라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이 서비스를 중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배달플랫폼 3사에 “힌남노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동안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5일 오전 12시 기준 힌남노는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370km 해상에서 시속 17km로 한반도에 다다르고 있다. 강풍 반경은 430km이며 강도는 ’매우 강‘이다. 기상청은 9월 6일 낮 12시 울릉도를 지날 땐 시속 59km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 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에 100~300㎜, 제주 산지는 600㎜,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 등은 400㎜다. 8월 초 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태풍 힌남노의 공포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배달플랫폼노조는 배달플랫폼노조는 2020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과 체결한 단협에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태풍·폭설·폭우 등 중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배송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점을 들어 서비스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배달플랫폼 3사는 ‘기상 악화로 배달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치까지는 시행하고 있지 않다.

라이더유니온 “생명만큼 중요한 것 없어…서비스 중지하고 휴업급여 지급해야”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앱 메인 화면을 통해 '기상악화로 인해 배달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공지했다. 배달의민족 앱 화면 캡처
8월 8일부터 폭우가 이어졌을 때 배달플랫폼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았다. 당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안전을 위해 배달 주문을 자제하자’는 게시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올렸지만, 폭우로 인한 배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태풍 힌남노를 앞두고 배달 노동자들은 매우 복잡한 심경이다. 태풍으로 인해 배달 플랫폼이 서비스를 중지하면 소득이 사라지지만 서비스를 이어가면 우천시 할증이 붙어 배달 노동자가 수령하는 배달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배달 노동자들은 “많은 수익을 위해 비바람을 뚫고서라도 나갈 수밖에 없다”며 시동을 켜기도 한다. 배달 노동자 김모씨는 “많은 사람들이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피해갔으면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태풍이) 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배달 노동자 이모씨는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비바람이 심해지면 안전을 위해서 쉴 수밖에 없다”이라며 “수익이 줄더라도 목숨을 걸고 일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에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태풍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심경은 자신도 공감하는 바지만, 안전을 위해 배달 플랫폼은 서비스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중지로 인해 자영업자와 배달 노동자들에게 발생하는 피해액은 휴업급여를 통해 메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배달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도 고용보험을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재난 상황을 일시적 실업으로 보고 휴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기상청 예보를 통해 태풍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기상이 더욱 악화되면 태풍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의 배민1과 B마트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월간중앙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naver.com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