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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혐중’과 ‘친중’ 사이, 중국을 알려면 오랑캐를 봐라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중국은 오늘날 미국을 상대로 ‘신냉전’을 벌이고 있고, 아시아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경제·군사 대국이다. 현재 우리에게 ‘반중 정서’는 사회 현상처럼 팽배해 있다. 하지만 중국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이를 내려놔야 한다. 좋든 싫든 중국과는 수천 년 역사를 함께 했고, 앞으로도 불가분한 관계가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중국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 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책이 바로 [오랑캐의 역사]다.

이 책은 중국사를 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한다.

중국문명권이 중원과 변경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국사는 중원의 관점에서 쓰였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사를 협소하게 봐선 안 된다면서 ‘중심’과 변방의 오랑캐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 확장돼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근대 이전까지 중국은 동아시아 오랑캐들과 관계를 맺으며 중국이 세계 그 자체라는 ‘천하체제’를 확장했다. 그러나 ‘바다 오랑캐’로 여겼던 유럽이 팽창을 시작하면서 역사는 분기점을 맞는다. ‘천하’에 갇혀 있던 ‘닫힌 시스템’의 중국이 끊임없이 확장하는 ‘열린 시스템’ 유럽에 침탈당한 것이다.

그렇다면 ‘열린 시스템’이 역사에서 승리한 것일까?

저자는 ‘열린 시스템’을 기후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런 상황에서 ‘닫힌 시스템’ 중화제국은 고개를 들고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처럼 중국의 미래를 보려면 다시 ‘오랑캐’를 봐야 한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202210호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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