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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아나운서의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15) 

 

리더의 메시지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대중 스피치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청중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는지 파악해 적합한 메시지 주제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최대한 구체적인 말로 정리해 전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모 대학 축제에 참석했다.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3년 만에 대면 축제가 이뤄진 탓에 암표가 20~30배까지 치솟았던 바로 그 축제였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축제 열기는 대단했다.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아이돌 그룹들의 공연도 보고 함께 ‘떼창’에도 참여하며, 오랜만에 청춘을 체험했다. 즐거운 자리였지만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보다 보니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축제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학생들에게 던진 메시지 때문이었다. 아이돌 멤버들이 공연 도중 청중들에게 던진 말은 한결같았다. “와 대단하세요”, “모두 멋지세요”, “감사합니다” 등 너무도 간단한 메시지였다.

사실 아이돌은 젊은 세대의 정신적 리더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리더들이라면 본인들이 공공석상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의 콘텐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체적인 메시지 전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상황을 묘사하고 순간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리더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흥겨운 축제 자리에서 무거운 정치 이야기를 해야 한다거나, 사회적 이슈를 논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그 자리에 참석한 젊은이들이,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대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나 고민하는 일들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이야기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다못해 지난 3년간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으며 참된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했던 학생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라도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리더의 메시지는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기다려왔던 위로의 말이 될 수도, 인생의 방향을 바꿔 줄 촌철살인(寸鐵殺人) 한 마디가 될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메시지 선정은 비단 아이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리더라면 어떤 자리에서 커뮤니케이션하던 메시지 내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대중 스피치와 같이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면 그 다수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메시지 주제를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최대한 구체적인 말로 정리해 전달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축제는 계속돼야 한다. 이제 수많은 축제에 그리고 대중 모임에 사람들은 몰려들기 시작할 것이다. 리더들이여, 지금부터라도 대중에게 그리고 청중에게 다가가기 전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준비하자. 그리고 그 메시지가 주는 무게와 책임감을 절대 잊지 말자. 당신이 준비한 메시지가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기다려왔던 위로의 말이 될 수도, 인생의 방향을 바꿔 줄 촌철살인(寸鐵殺人) 한 마디가 될 수도 있다.


※필자 소개: 리더스피치 대표이자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저자. KBS 춘천총국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연합뉴스 TV 앵커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이버 한국외국어대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대에 맞는 스피치를 연구하며 각 기업체 CEO, 임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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