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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아나운서의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16) 

 

조직을 파괴하는 리더의 말실수

▎대통령의 말실수는 언제부턴가 국정 지지율 등락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잦은 말실수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연합뉴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말실수도 마찬가지다. 그게 의도된 것이든 별생각 없이 내뱉은 말로 인한 것이든, 사람들은 수많은 말실수를 한다. 하지만 리더가 말실수를 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리더가 하는 말실수의 무게는 일반 사람들의 수십 배 수백 배의 무게로 다가온다.

국내외에서 리더의 작은 말실수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세계 패권국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같은 경우 잊을 만하면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여론의 질타를 받곤 한다. 국내에서도 정치인의 말실수는 중요한 뉴스거리이다. 정치인이 사석에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큰 사회적 파장이 돼 다음 날 신문의 1면을 장식한다. 대통령의 말실수는 언제부턴가 국정 지지율 등락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리더는 공개 석상이건 사적인 자리이건 리더는 절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회견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업인들은 또 어떤가. 수년 전, 한 기업의 대표가 출근길을 지키고 있던 기자에게 짜증스럽게 던진 한마디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결국 회사의 매출이 크게 흔들렸고 그 리더는 공개 사과를 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한 대기업의 고위 임원이 공개석상에서 사업 현황과 업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돼 그 회사의 주가가 하루 사이 롤러코스터처럼 크게 등락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본인의 말의 무게를 깨닫고 말을 하기 전 잠시만이라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말실수는 평소 습관이나 순간적인 오판으로 인해 발생한다. 공개 석상이건 사적인 자리이건 리더는 절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 리더는 말을 하기 전 반드시 본인의 말이 가져올 여파를 고민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평소 습관적으로 말실수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말 습관 자체를 고쳐야 한다. 스피치 코칭을 하다 보면 은연중에 비속어를 사용하는 리더들을 만나곤 한다. 평소 주위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줄이고 친근하게 말을 하기 위해서라고 변명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그건 핑계일 뿐이다. 리더는 절대 대화에서 비속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속어를 쓰는 리더를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은 그 사람과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뿐이다.

임원으로 오랜 기간 승승장구하던 분들이 사장이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후에는 유독 다른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유를 살펴보면 대부분 말실수로 인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위치에 있는 리더일수록 주위에 보는 눈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그 리더의 말과 행동을 항상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히 예전에는 실수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바로바로 수많은 사람의 눈에 드러나게 된다.

리더의 말실수는 흔히 ‘성공의 저주’라고도 불린다. 성공한 리더일수록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주위 사람들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사람이 리더의 말실수 속에 그의 생각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히 이런 말실수가 가져오는 후폭풍은 강력할 수밖에 없다.

당신이 리더라면, 혹은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말실수를 줄여나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리더의 말 한마디는 죽어가는 조직을 살릴 수도 있고, 잘 나가는 조직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도 있다.


※필자 소개: 리더스피치 대표이자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저자. KBS 춘천총국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해 연합뉴스 TV 앵커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이버 한국외국어대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대에 맞는 스피치를 연구하며 각 기업체 CEO, 임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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