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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공연] 클래식으로 만나는 퀸(Queen) 

다시 한번, 보헤미안 랩소디!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퀸 음악에서 클래식은 익숙한 개념… 명곡 레퍼토리를 바로크 오케스트라로 재현
“편곡에 어려움 겪어”… 귀에 익은 12개 히트곡 1월 17일 예술의전당 무대서 공연


▎포스터 사진은 제주에 위치한 카페 [Queen Jeju]의 전경이다. 이 공연의 후원자이기도 한 백순엽 퀸 제주 사장은 전 세계에서 유이(唯二)한 프레디 머큐리 동상을 세운 당사자다. / 사진:스튜디오 더존
“그 시절 영국에는 두 명의 퀸(Queen)이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영국 밴드의 전설로 남은 밴드 퀸. 그들의 명곡 레퍼토리를 바로크 오케스트라로 재현하는 콘서트 [The Voice of Queen]이 2023년 1월 1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더존테크윌이 주최하고 스튜디오 더존이 주관한다. 객석은 특별히 600석으로만 꾸며질 예정이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전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의 극간은 ‘대중음악’을 영국 밴드 퀸으로, ‘클래식’을 오케스트라로 치환할 경우 달라진다. ‘아우프헤벤(두 개의 대립하는 개념이 고차적인 단계에서 합일하는 것)’이라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그랜드 피아노로 작곡을 하고, 매 공연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했다.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오페라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언제나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해온 퀸의 음악에서 ‘클래식’은 익숙한 개념이다.

이번 공연 기획은 주관사 스튜디오 더존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다. 시발점은 기획팀이 퀸의 ‘Don't stop me now’를 바로크 음악으로 편곡해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만든 유튜브 영상을 접했을 때다. 기획팀 관계자는 ‘이거다’ 싶었다면서 바로 공연 준비에 착수했다고 한다. 김하은 스튜디오 더존 공연부 팀장은 “여태껏 이보다 신선한 기획은 없었다. 가히 말씀드리자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공연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공연이 오르는 무대가 예술의전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간 ‘순수예술의 본산’이라고 일컬어지는 예술의전당에 대중예술이 진입할 여지가 많지는 않았다. 최근 [지브리 가을음악 대축전 WITH 콰이어](주관 스튜디오 더존, 주최 ㈜더존테크윌)도 같은 시설에서 진행되기도 했지만, 스튜디오 지브리의 경우 애당초 오케스트라 베이스의 클래식 음악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으로 풀 오케스트라 확대 재연도 준비”


▎퀸의 음악과 클래식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어울린다. 생전의 프레디 머큐리는 작곡할 때나 공연할 때 그랜드 피아노를 활용했다. / 사진:블로그 캡처
하지만 기획팀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특히 바로크 사조의 음악과 현대사의 대중음악을 같이 붙인다는 것이 난제였다. 편곡팀은 레퍼런스 삼을 모티브가 앞서 언급한 유튜브 영상 한 개뿐이라는 점에 막막한 심정이었다. 김하은 팀장은 “원래는 풀 오케스트라로 공연을 올리려 했지만 여건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이러한 형태의 첫 공연 시도라는 점에서 스타트를 끊은 것에 의의를 둔다”고 했다. 김 팀장은 이번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된다면 65인조 풀 오케스트라 구성으로 규모를 확대해 재연에 올릴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스튜디오 더존은 1월 17일 본 공연 외 추가 대관도 계획 중이다.

공연 셋리스트는 웸블리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12개 명곡의 향연이 펼쳐진다. 리스트에는 퀸을 대중적인 밴드로 거듭나게 해준 곡 ‘Somebody to love’와 ‘Killer Queen’ 외에도 스포츠경기 단골 메뉴 ‘We are the champion’ 그리고 ‘I want to break free’, ‘Radio gaga’, ‘Love of my life’ 등 귀에 익숙한 메가히트곡이 잇따른다. 몇몇 곡은 자연스럽게 이어 메들리로 연주하기도 하고 쉬어 갈 때는 끊기도 하는 형식으로 편곡을 완성했다.

악기 구성은 바이올린(4), 첼로(2), 콘트라베이스, 쳄발로, 리코더이며 정민호 카운터테너와 이한나 소프라노가 참여한다. 프레디의 건반 연주가 퀸 음악을 관통하는 정체성이기도 한 만큼 쳄발로(피아노의 전신인 건반악기)가 화성(和聲)에 어떻게 기여할지가 관람 포인트다.

공연을 기다리는 국내 팬들도 이미 출격 준비 중이다. 퀸 국내 팬카페를 운영하는 백순엽씨는 “단체관람이라도 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며 “카페에도 게시글을 올려 많은 회원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이번 공연의 공식 후원자이기도 하다.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2018)가 개봉한 지 4년이 지났다. 마니아층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떡밥’이 떨어질 때가 됐다. 하지만 퀸의 음악은 영원하고 이를 갈망하는 팬들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다. 이번 [The Voice of Queen] 바로크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팬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불을 지필지 관심을 모은다. 쇼는 계속돼야 한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202301호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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