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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단체장] 정치·행정 경험 두루 갖춘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의 비전 

“대한민국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전남 만들겠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반도체·우주·항공·데이터·해상풍력·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기반 닦아
미국에 먹거리 플랫폼 ‘남도장터US’ 오픈… 남도의 멋과 맛을 세계로 전파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 사진:전라남도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이력이 화려하다. 1977년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강진군수·완도군수를 지내고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고, 뒤이어 재선까지 했다. 그 뒤로도 탄탄대로였다.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역임한 뒤 2018년에는 전라남도지사에 당선됐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무난하게 지사 자리를 지켰다. 정치와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명실공히 ‘전남 도백’이다.

김 지사는 2022년 7월 1일 민선8기 취임식 날에 전남 미래 100년의 청사진을 담은 ‘전라남도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그는 ‘대도약! 전남 행복시대’를 핵심 비전으로 지역 발전에 헌신하고 도민을 위해 봉사할 것을 약속했다. 김 지사는 “민선 7기에 많은 일을 했지만 8기에도 초심으로 잘해달라는 지역민의 당부를 들을 때마다 어깨가 무겁다”며 “지난 4년 6개월이 전남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면 2023년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호 공약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준비 한창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022년 10월 1일 벼 수확이 한창인 해남군 옥천면 들녘을 찾아 벼 작황과 농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전라남도
재선에 성공한 뒤 6개월간 어떤 분야에 중점을 뒀나?

“200만 도민의 사랑과 성원 덕분에 6개월이 금세 지나갔다. 그간 전남뿐만 아니라 서울과 세종, 미국과 일본 등을 누비며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썼다. 국고 예산 8조2000억원을 확보해 지역민의 걱정을 덜어드렸다. 여섯 달 동안 총 6조원 상당의 투자협약도 맺었다. 관련해서만 향후 약 3600개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전남과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광주광역시와의 상생에도 힘썼다. 16년 만에 혁신도시 발전기금 문제와 동복댐 지원사업 문제를 해결했다. 1호 공약으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준비도 한창이다.”

지역 발전을 이끌 첨단 전략 사업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이 많다.

“전남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철·정유·LNG·선박·농업 등 전통 산업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반도체·우주·항공·데이터·해상풍력·재생에너지 등 세계를 선도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기반을 닦아나가고 있다.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고흥군이 선정됐다. 전기차 개조 규제자유특구로는 목포·영암·해남이 뽑혔다. 최근 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도 이뤄냈다. 앞으로 첨단 전략산업에 총 30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좋은 일자리 3만5000개를 만들고, 광주와 힘을 모아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도 반드시 이뤄내겠다.”

남해안을 세계적 관광벨트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맞다. 전남은 아름다운 섬과 바다, 갯벌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맛과 멋, 역사와 예술이 서려 있는 고장이다. 전남과 부산·울산·경남·제주를 한데 묶어 남해안을 세계적 해양관광벨트로 만들고, 남부권 광역 관광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국립갯벌 습지정원을 조성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전남의 갯벌을 지키고 관광자원으로 가꿀 예정이다. 2023년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 버금가는 이벤트로 치르고, 목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은 감동의 무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여수 경도 국제해양리조트, 해남 오시아노, 함평 사포관광지 등 전남도 전역에 관광객이 사나흘 이상 머물 수 있는 품격 있는 관광단지도 많이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2023년까지 운영하는 ‘전남 방문의 해’를 바탕으로 국내 관광객 1억 명, 해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도 활짝 열겠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남도의 맛과 멋도 알린 것으로 안다.

“전남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전남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알리기 위해 2022년 9월 미국에 다녀왔다. 캔자스시티에서 2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가 있었다. 약속대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기반 데이터센터 5기가 전남에 지어지면 관련 기업 200개가 들어서고, 일자리도 5000개 이상 만들어질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 지자체 최초로 먹거리 플랫폼인 ‘남도장터US’를 오픈해 전남 농수축산물을 북미에 알릴 기반도 닦았다. 10월에는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 30년간 끊긴 적이 없는 역사적 회의체다. 일본 현지에서 ‘글로벌 전남’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발표하고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에 공감대를 쌓았다. 또 미국 LA와 일본 오사카에서 관광설명회를 열고 남도의 매력을 알리기도 했다.”

8조2000억원 확보… 2년 연속 국고 8조원 시대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를 비롯한 전국 쌀 주산지 8개 광역자치단체(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도지사들이 2022년 9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쌀값 안정 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영록 전라남도지사를 비롯한 전국 쌀 주산지 8개 광역자치단체(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도지사들이 2022년 9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쌀값 안정 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국고 예산 확보에 어려움은 없었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호남 소외 우려와 야당 지자체장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지역민의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전남도는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도 2023년 정부 예산안에서 국비 8조2000억원을 확보해 2년 연속 국고 8조원 시대를 열었다. 전남도는 정치 이념을 떠나 예산이 왜 필요하고,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치밀한 논리를 개발했다. 국회·정당·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를 오가며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을 우직하게 설명했다. 그 덕에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이 자리를 빌려 힘써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반영된 국고 예산을 짜임새 있는 계획으로 알차게 집행해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고, 국가 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2년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의 근심이 컸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는데?

“물가는 나날이 오르는데도 쌀값은 계속 떨어지는 역설이 계속됐었다. 전남도는 전국 최대 쌀 생산지로서 연간 생산액으로 따지면 약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쌀값이 20% 넘게 떨어지면 5000억원 이상을 손해 보는 셈이다. 생산비 상승률 44%를 고려하면 쌀 한 가마니 가격이 최소 21만원대는 돼야 농업인이 쌀값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다. 전남도가 꾸준히 건의한 결과, 정부가 시장 격리 등이 담긴 ‘쌀값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2022년 가을, 늦게나마 정부가 조처해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같은 상황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2023년부터는 정부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논에 다른 작물을 심을 경우 보조금을 주는 대상을 넓히고 그 단가를 높여야 한다. 쌀값이 21만원이 될 때까지는 공공비축미 공매를 하지 말고 수입쌀 방출을 줄여야 한다. 과잉 생산이 예상되면 매년 10월 전까지 선제적으로 시장 격리하고 공공비축미 매입 방식으로 수매해야 한다. 전 국민이 하루에 밥 한 공기도 먹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쌀라면, 쌀국수, 쌀과자 등의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쌀 소비량도 늘려나가야 한다.”

많은 지자체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광주·전남도 상생 1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해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만들고, 대한민국 첨단 전략산업 중심지로 우뚝 서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관련해 2022년 9월 ‘광주·전남 반도체산업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반도체 기업 유치와 인력 양성 등에 힘을 모아나갈 계획이다. 전남·광주는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설 최적지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이 풍부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생에너지 전용산단(RE100)이 들어설 여건을 갖췄다. 광주시와 머리를 맞대 지역의 강점과 로드맵 등을 마련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파격적 인센티브로 기업 유치에도 온 힘을 쏟겠다. 지역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서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이끌 차세대 반도체 산업을 전남·광주가 이끌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가뭄 극복 총력, 고향사랑기부제 안착에도 힘써

전남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다.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유례없는 가뭄으로 지역민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전남도는 제한 급수지역에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하는 한편, 대형 관정과 해수담수화 시설을 짓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하수와 빗물, 폐수를 재활용하는 ‘워터 리사이클’ 사업을 펼치고 광역·지방 상수도도 촘촘히 연결시켜나갈 계획이다. 향후 전 세계적 기후 위기로 가뭄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2050 탄소중립에 힘을 모으고 관련 의제를 논의할 2028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다. 지방 곳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준비는 잘했나?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전담 조직을 만들어 조례를 제정했다. 만족도·형평성·대표성 등을 두루 고려해 매력적인 답례품 118개를 선정했다. 앞으로도 그 종류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2021년부터는 향우는 물론 지역을 사랑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전남사랑도민증’을 발급해 전남도 내 주요 관광지나 레저시설 이용, 고향 농·수산물 구입 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드리고 있다. 민선 8기에는 지역 농·수·특산물을 사랑하고 판촉·소비·홍보에 앞장서는 ‘전남사랑愛 서포터즈’ 100만 명도 키울 계획이다. 제도가 잘 자리 잡아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가를 고르게 발전시키는 지역 균형 발전의 마중물이 되도록 전남도가 앞장서겠다.”

월간중앙 독자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민선 7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세계로 눈을 돌려보니 전남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과 기회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전남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민선 7기 정책을 뚝심 있게 추진한 결과 2022년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종합대상과 한국에너지대상 대통령상을 비롯해 6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그 덕에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5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의 미래 100년을 이끌 성장동력을 만들어 세계로 웅비하는 ‘대도약! 전남 행복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겠다. 꾸준한 응원 부탁드린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01호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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