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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단체 헌혈로 혈액수급난 해소 앞장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 자발적 무상헌혈 증진시키는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
■ 서울 각지에서 개최, 상암동 행사에만 350명 참여하기도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지난 2월 27일 상암동 DMC홍보관에서 대규모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이날에만 350여명의 헌혈 기부자가 행사에 참여했다. 사진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2월 27일 상암동 DMC홍보관에서 대규모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이는 위러브유가 1월부터 2월 말까지 펼치는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인도·칠레·우간다·짐바브웨·호주 등 110여 국가에서 참여하는 행사다. 서울에서도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어린이대공원, 동부혈액원 등지에서 4차례 행사가 열려 총 732명이 혈액 22만9040mL를 기증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포구는 물론 은평구와 서대문구에서 온 위러브유 회원, 가족, 이웃 등 350명이 함께했다.

헌혈은 대체물질이 없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는 혈액의 특성상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국내의 경우 1~2월은 동절기, 방학 등으로 혈액 수급난이 심화하는 시기다. 김동석 서울중앙혈액원장은 “적정 혈액보유량은 5일분이지만 이 시기는 동절기, 방학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보유량이 3일분 정도”라며 “위러브유의 헌혈행사로 4일분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서울중앙혈액원은 또한 참여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헌혈할 수 있도록 헌혈버스 4대와 간식 등을 지원했다. 이번 위러브유 헌혈행사는 혈액 공급 안정화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추구하는 ‘자발적 무상헌혈’의 의식 고취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위러브유는 이날 곳곳에 안내원을 배치해 원활한 행사가 진행되도록 도왔다. 헌혈에 대한 유익한 정보가 담긴 패널도 준비해 시민들에게 헌혈의 가치를 알리고 동참을 촉구했다. 출근길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들른 직장인들,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부모,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동참했다’는 대학생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순서대로 문진과 검사를 마친 뒤 채혈에 나섰다. 한쪽에서는 다음을 기약하게 된 이들이 아쉬움을 달래며 헌혈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헌혈 후 출근하기 위해 서둘러왔다는 장홍만(55)씨는 함께 온 아내와 딸의 응원을 받으며 헌혈에 나섰다. “예전에는 헌혈을 좀 했는데 기회가 없어서 못 했다. 오늘을 위해 잘 먹으면서 건강 관리했다”며 웃어 보였다. “헌혈자 기준에 딱 맞게 통과돼서 기쁘다. 기증한 혈액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나도 힘든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돕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5번 이상 헌혈 경험이 있다는 김민수(21)씨는 “내 피를 기부해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헌혈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장에 함께한 김영미 마포구의회의장, 김준현 JTBC 부사장, 성보용 경희대 명예교수 등 각계각층 인사들도 참여자들을 격려했다. 김영미 의장은 “헌혈에 담긴 여러분의 온정이 이웃들에 잘 전달되길 바란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고, 보다 헌혈이 활성화되길 의회에서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위러브유, 취약계층 지원·다문화가정 행사 진행도


▎헌혈 기부자들이 체혈 중 취재진을 향해 웃어 보이고 있다. 사진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위러브유는 이날 서울남부혈액원에서도 헌혈행사를 개최했다. 관악구와 서초구, 동작구, 강남구 회원 주축의 참여자 320여 명이 고귀한 생명나눔에 동참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 이천과 부천 등 국내와 필리핀, 아르헨티나, 부르키나파소, 나미비아, 뉴질랜드 등 해외 각국에서도 펼쳐졌다.

이러한 위러브유의 헌혈하나둘운동은 지난해까지 460회 열렸고 7만7789명이 참여해 3만4534명이 혈액을 기부했다. 한 사람의 헌혈로 3명을 살릴 수 있는 헌혈의 특성상 그간 10만3602명에 달하는 생명을 살린 셈이다. 거기다 100% 자발적 무상헌혈로 진행돼 세계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서도 위러브유는 자발적 무상헌혈에 대한 세계인의 의식 고취를 강조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인류 행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써온 위러브유는 올 설에도 전국 취약계층에 이불 1500여 채를 기탁하는 한편, 국내 다문화가족 초청행사로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각국 이주외국인들을 위로했다. 3년간 이어온 ‘겨울맞이 지원사업’으로 난방비, 방한용품, 김장김치, 주택보수를 지원하며 이웃들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복지의 근간인 지구환경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산, 바다, 하천, 도심을 정화하는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도봉산국립공원, 용두공원, 사가정역, 청계천로, 중랑천 일대 등을 정화하며 시민들에게 쾌적한 보금자리를 선사했다.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표어 아래 온정 나눔을 실천해온 단체는 동해안 산불과 세월호 침몰,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 국내와 미국·온두라스 허리케인, 에콰도르·라오스 홍수, 네팔 대지진, 모잠비크 사이클론 등 세계 재난지역에서 구호에 앞장서며 희망을 북돋웠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는 세계 약 30개국에 방역물품과 생필품, 식료품을 지원하며 지구촌 가족들에게 용기를 전했다. 이런 이타적 행보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8회),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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