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세밑 한파 속에서 歲寒圖(세한도)를 다시 본다 

2009년 새해를 열며… 

한승원 작가·yulsan490@korea.com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는 무값이다. ‘무값’이란 말은 값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돈으로는 어떻게 그 값을 따져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다는 뜻이다. 세한도를 볼 때마다 나는 늘 추워지고 슬픔 속에 젖어 든다. 내 눈과 마음을 춥고 슬프게 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세한도를 무값이 되게 한 위대함은 바로 그 ‘추워짐과 슬퍼짐’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추워짐과 슬퍼짐이란 것은 온실 속 같은 다사로움과 달뜸으로 인해 물러져 있는 의식을 냉철하게 하는 오싹함이다. 그 냉철로 인한 슬픔과 오싹함은 나의 흐물흐물해져 있는 삶을 성난 얼굴로 살펴보게 한다. 시인 김영랑의 표현을 빌리자면 ‘찬란한 슬픔’ 혹은 영롱한 이성의 촉기(觸氣)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969호 (2009.01.06)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