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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매운 맛 세계를 울린다 

미국·중국·일본에서 인기 ‘짱’… 베트남·러시아에도 올해 진출
농심의 음식 한류 

중국에서 신라면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다. 이들이 기념품으로 사가는 물건 중에 꼭 들어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신라면이다. 그들이 신라면을 집는 이유는 처음 보는 제품이라서가 아니다. 한국의 대표음식인 신라면을 원화 약세로 저렴하게 대량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은 1981년 도쿄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수출해 오고 있으며 1997년부터는 일본의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 입점돼 신라면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2004년 5월 18일에는 일본 지상파 방송인 도쿄TV에서 농심 신라면을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선정해 저녁 뉴스 시간대에 방영하기도 했다.

일본 시장 판매성장률은 2007년 대비 45.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시장뿐이 아니다. 농심은 전 세계 70여 국가에 라면, 스낵 등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1.5% 성장한 수치다.

신라면의 주요 해외 시장으로는 중국과 미주 지역을 들 수 있다. 왜 신라면이 국가를 막론하고 인기일까? 농심 박준 국제사업총괄은 “좋은 원료를 사용해 정성껏 만든 식품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한다”며 “농심은 경쟁력 있는 식품 개발력과 한국적인 맛을 세계에 선보이며 전 세계 고객과 함께 글로벌 농심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맛과 품질뿐 아니라 신라면의 국가별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농심은 지난해 중국에서 전체 매출 6800만 달러를 기록해 2007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이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경쟁사들이 품질이 낮은 중저가 위주 제품을 출시해 온 반면, 농심은 중국 진출 초기부터 ‘우리의 맛을 그대로 중국에 심는다’는 철학으로 고품질, 고가격의 제품을 출시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만을 위한 공격 마케팅 병행

최근 중국 내 식품안전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돼온 농심 제품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라면 소비대국(시장규모 4조5000억원)이다. 이미 1996년 9월 상하이를 시작으로 1998년 7월 칭다오, 2000년 11월 선양에 공장을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이제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내륙지역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국 시장만을 위한 제품 연구개발 및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제10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진행 중이다. 이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신라면 인지도 확대를 노린 홍보활동 중 하나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바둑을 활용한 세계 유일의 국가 대항 단체전 대회다.

중국 CC-TV와 B-TV가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가운데, 농심은 신라면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신라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주지역에서는 매운 맛을 좋아하는 히스패닉을 적극 공략한 결과 2007년 대비 매출이 15% 이상 성장할 수 있었다.

1971년 최초로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2005년 LA공장을 설립해 미국 소비자에게 보다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농심은 현재 2015년 매출 목표 4조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으로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해외사업 목표만 3억 달러다. 연 매출액이 2조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비중이다.

세계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농심은 올해도 베트남(호찌민)과 러시아(모스크바)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했다. 농심은 동북아(중국), 미주(미국)뿐 아니라 동남아(베트남), EU(러시아)까지 매운 맛으로 울리겠다는 계획이다.

981호 (200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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