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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바흐 음악 대가의 클래식 향연 

한화의 ‘메세나 경영’ 

‘한화 클래식’ 9월에 열어 … 김승연 회장 문화예술계와 동반성장 강조



바흐의 아름다운 선율이 가을의 길목에 울려 퍼진다. 한화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충남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클래식 애호가를 위한 고품격 콘서트 ‘한화 클래식’을 9월 6일과 8일 각각 개최한다.

‘바흐의 대사(大使)’라 불리는 바흐음악 해석의 권위자 ‘헬무트 릴링’이 지휘를 하고, 정통 바로크음악 연주단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가 연주를 맡아 바흐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모테트합창단’과 바리톤 정록기,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성악가도 출연한다.

한화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대중적 선호도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헬무트 릴링과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의 대표적 레퍼토리인 바흐의 작품을 비롯해, 대중에게 친숙한 모차르트의 ‘기뻐하라, 환호하라’ 등을 연주한다. 특히 바흐의 ‘칸타타 147번’과 ‘마니피카트’는 바로크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연주가 매우 까다로운 작품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은다.

교향악 축제도 14년째 단독 후원

연주 수준은 매우 높지만 클래식 입문자가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라는 타이틀을 단 많은 공연에서 크로스오버(두 가지 이상의 장르 결합) 프로그램이나 자주 접하는 레퍼토리로 공연을 구성한다. 이와 달리 한화의 클래식 공연에서는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하면서 해설을 곁들여 듣는 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한화 관계자는 “클래식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좋지만 관객의 수준 끌어올리는 것도 클래식 음악 대중화의 방법”이라며 “작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 거리감을 느낀 사람도 클래식을 즐기고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클래식’은 바흐의 음악을 시작으로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이 원하는 최고 수준의 무대를 기획해 한국의 연주자나 작곡가들이 한 무대에서 교류하도록 돕는다. 국내 클래식 및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건 물론 한국의 뛰어난 음악가를 발굴해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그램이 이미 마련된 공연을 기업이 협찬하고 후원해 들여오는 방식에서도 벗어났다. ‘한화 클래식’은 레퍼토리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모든 부문에 한화가 직접 관여하는 게 특징이다.

공연문화 발전을 위한 한화의 메세나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혼자 빨리가 아니라 함께 멀리 가겠다’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동반성장 철학을 기반으로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대표적 후원 프로그램이 예술의전당 ‘교향 악축제’다. 한화는 이 행사를 2000년부터 14년째 단독 후원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클래식 음악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음악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나눔의 장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 음악가들의 연주 무대를 활성화하고 교향악단의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 작곡가들의 순수 창작곡을 꾸준히 무대에 올린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와 예술의전당의 오랜 파트너십은 기업과 문화 예술계의 모범적 동반성장의 사례로 꼽힌다.

문화예술 공연 관람 기회가 적은 지역도시를 위한 행사도 있다. 해마다 5~7개 도시를 돌며 개최하는 ‘한화 팝&클래식 여행’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마련한다.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공연 때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와 자매결연을 한 지역복지시설 아동을 초청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매월 두번째 목요일 오전 11시에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11시 콘서트’도 한화 메세나 활동의 대표적 프로그램 중 하나다. 2005년부터 한화가 단독 후원하는 이 행사는 어려운 클래식에 해설을 더해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 대부분의 공연은 주말이나 평일 오후에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저렴한 입장료로 평일 오전에 공연을 열어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문화예술 공연의 틀을 바꾼 새로운 시도로 평가 받았다.

문화예술 사업 및 후원 외에도 문화예술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한화예술더하기’가 대표적이다. 저소득층 아동 상대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5년째 시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환경을 테마로 창의예술 교육 프로그램도 열었다. 전국 62개 복지기관 소속 아동 1200여명과 63개 한화 사업장 임직원·봉사자 3000여명이 참여한다.

예술교육, 기획행사, 환경 공모전, 친환경 나눔 캠페인 등의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예술교육은 매월 정기적으로 예술강사가 복지기관을 방문해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창의활동을 펼친다. 유명 작가와의 만남, 공동 창작활동 등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기획행사도 꾸준히 마련했다.

행사만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 봉사자, 복지기관 교사의 환경인식 변화와 만족도를 다면 평가해 더 나은 행사가 되도록 반영한다. 평가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의 창의성과 정서 지능이 향상되고, 환경에 대한 관심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환경 인식 역시 비참여 직원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환경에 대한 인식만 올라간 게 아니라 직원들의 조직 만족도와 업무 열의도 더 높아졌다. 나누면서 더 많은 것을 얻는 사회공헌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 꾸준히 후원

한화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많은 결실을 맺었다. 2004년 한국메세나대상에서 창의상을 수상했고, 2006년과 2011년에는 대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문화서울후원상 문화나눔상을 수상하며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기업으로 인정 받았다. 2009년 교향악축제 후원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김승연 회장이 예술의전당 사장으로부터 예술의전당 종신회원증을 받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많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 온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더욱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후원할 계획”이라며 “9월 첫 선을 보이는 ‘한화 클래식’도 한국예술문화의 한 획을 긋는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이라고 말했다.

메세나(Mecenat)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기업의 다양한 지원을 뜻한다. 고대 로마제국 아우구스트 황제의 대신이자 정치가·외교관·시인이었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 BC 67∼AD 8)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마에케나스는 시인 호러스(Horace)·버질(Virgil) 등 당대 예술가들과 친분을 두텁게 하면서 예술·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예술 부국을 이끌었다.

1202호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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