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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최고의 해외 펀드는 - 베트남·인도네시아 질주, 브릭스·일본 고전 

베트남 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중 7개 차지 

함승민·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올해 1분기 해외 펀드에서는 수익률의 차별화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안정세를 찾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합병과 중국 경기 둔화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역별로 보면 신흥아시아·북미 펀드가 호조를 보인 반면 일본·브릭스 펀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해외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은 지역은 신흥아시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아시아 펀드의 올해 1분기 수익률은 6.7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6.39%)보다 13.16%포인트 높다.

베트남 펀드가 신흥아시아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올 1분기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7개가 베트남 펀드다. 대부분이 2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 가운데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06년 출시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1’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37%다. 이뿐만 아니라 한투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1·’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2’도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동양자산운용·I BK자산운용·NH-CA자산운용의 베트남 펀드도 수익률 10위권 내에 자리했다.

베트남 펀드의 약진은 꾸준한 경제 성장과 안정적인 물가, 경상수지 흑자로 펀더멘털이 개선된 덕분이다. 2012년에는 은행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시장이 안정됐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상장 소식이 잇따르면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투입됐다. 올 초 베트남 호치민 거래소의 VN지수는 10% 가까이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베트남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또한 확고해 전문가들은 VN지수가 올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이 단기 급등 이후 조정을 받았던 것처럼 베트남 증시 또한 조정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동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다른 신흥국에 비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도 적다”며 “단기 급등으로 인한 가격 조정은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운용의 베트남 펀드 수익률 25%

인도네시아의 반전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작년 하반기 11% 하락했지만 올 들어 9.4% 올랐다.

이에 힘입어 NH-CA운용의 ‘NH-CA인도네시아포커스증권투자신탁’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인도네시아다이나믹증권투자신탁’이 각각 22.8%, 21.98%의 수익률을 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작년 달러 대비 21%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다가 올 들어 5% 가까이 반등했다.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4분기 인도네시아 경상수지 적자는 40억 달러로, 3분기 85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인도 펀드와 북미 펀드도 각각 6.13%, 4.33% 올랐다. 지난해 투자자의 속을 썩인 인도 펀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데다 5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지면서 플러스 수익률도 돌아섰다.

북미 펀드는 올 초 미국 경기회복에 기인한 증시 상승 기대감이 펀드성과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삼성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펀드는 26.05% 올라 전체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럽 펀드는 1분기 1.06%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유럽경기회복세가 올해도 계속되면서 향후 더 나은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펀드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 펀드가 9.25%로 인도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릭스 국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펀드는 성적이 초라했다. 브릭스 전체(-7.79%) 펀드는 물론, 인도를 제외한 브라질(-7.49%)·러시아(-19.52%)·중국본토(-11.41%) 펀드의 1분기 수익률은 전부 마이너스였다. 브라질 경제 위기설과 중국의 경기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이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선진국·신흥아시아 대비 브릭스 펀드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평균 40% 이상의 고수익으로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했던 일본 펀드도 올 들어 힘이 빠진 모습이다. 일본 펀드 수익률은 1분기 -12.23%를 기록했다. 아베노믹스 덕에 지난해 급등했던 닛케이 지수가 올해는 주춤하면서 관련 펀드가 수익률 부진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연율 0.7%에 그쳤다. 이 영향으로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10% 이상 하락했다.







1231호 (201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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