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 리더의 기본은 책임감 

 

이상호 참좋은레져 대표



국가적 대형 참사를 목격하면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한 기업 조직의 경영자로서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사건, 사고야 늘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이지만 이것들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상식 수준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향후 대책을 세우든 개선책을 내놓든 뭔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너무나 말이 되지 않은 사건이 우리를 찾아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진다. 지금이 그렇다.

한 순간에 나라가 3류 국가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 앞에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특히 그것이 책임을 지닌 사람들의 비겁한 배신 때문에 발생했음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분노는 더 크다.

저 혼자 살겠다고 수백 명의 어린 승객을 내팽개치고 구명정에 몸을 맡긴 선장, 선원들이나 회사 임직원과 거래처의 피눈물을 뒤로하고 몰래 뒷돈을 챙겨 해외로 도피하는 경영자나 사실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직업윤리의 붕괴다.

직업윤리의 바탕에는 책임의식과 봉사정신이 있다. 지금 우리는 이 기본을 저버린 사람들의 무자비함 앞에 놓여 있다. 리더란 누구인가? 단순히 집단을 이끄는 지도자를 말하지만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어렸을 때 우리가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한 문장을 떠올려보자. “리더가 되려면 먼저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유능한 석학들이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도 이보다 핵심을 잘 짚은 말은 없다.

그 책임감이란 위기에서 더 빛을 발한다. 참된 리더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과 운명을 함께하는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위험할 때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거나 현실에서 도망간다면 그에겐 리더의 자격이 없다. 알량한 지식이나 화려한 언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학력, 몇 장의 자격증은 사실 책임감이 없다면 아무소용없는 스펙이다.

돌아보자.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왔는가? 기본에 충실한 리더보다 다양한 스펙과 외관을 갖춘 글로벌 리더가 되라고 가르치지 않았는가? 압축성장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하겠지만 내실 없는 외형적 성장의 폐해가 지금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기초가 없는 지식은 공허하고, 기본이 없는 경영은 사상누각이다. 책임감 없는 리더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우리는 이번 세월호 침몰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얼마 전 시끄러웠던 황제노역 논란도 본질은 잘못된 생각을 가진 리더의 도덕적 일탈이지 않은가?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존경 받는 리더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자조가 들려온 지 오래됐다.

이제부터라도 마음가짐을 바로잡자. 그리고 올바로 가르치자. 아이들이 어른들의 실책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자.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책임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든든한 리더가 이 사회에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 전반의 제도와 시스템을 점검하자. 만약 이번에도 시간으로 대충 때우려 한다면 단언컨대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

1235호 (2014.05.05)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