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가족이 주는 행복의 힘 

‘가화만사성’.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말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요즘 대형마트에선 반쪽만 포장한 과일과 야채를 흔히 볼 수 있다. 음식점에는 혼자 온 사람들을 위한 1인석이 늘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 ‘싱글슈머’라는 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2인 이하의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은 식품·주택·가구·가전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즐비하다. 최근에는 아예 다운사이징 된 주택이나 금융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10%도 안되던 1인 가구 비중은 2010년 그 두 배를 훌쩍 넘겼다. 게다가 10쌍 중 4쌍이 맞벌이를 하는데, 이마저도 따로 떨어져 생활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 결혼하는 연령이 가장 높고, 이혼율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령화와 저출산도 한국 가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TV프로를 보면 가족이 함께 나오는 예능이나 유사 가족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났다. 연예인 가족이 아이들과 함께 나와 퀴즈를 맞추거나 여행을 가거나 밥 먹고 놀이를 하는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유통 업계에서는 학용품·완구 등 자녀와 가족을 위한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외식 문화도 변화 중이다. 과도한 음주나 직장 회식은 자제하고 가족 단위로 외식에 나서는 비중이 크게늘었다.

이런 흐름은 가족의 정을 그리워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1, 2인 가구가 늘어나고 이 변화가 산업·유통 업계와 문화에 반영되고 있다. 그만큼 가족이 주는 의미는 깊어졌다. 게다가 한국에서 가족의 의미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각별하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위해 헌신적으로 위하고 아끼는 한국 가족문화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성장을 일궈낸 사회 원동력의 하나다.

‘가화만사성’.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말이다. 언뜻 낡아 보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사람에 대한 관리는 기업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임직원 하나 하나를 생각하는 인간적인 회사, 고객을 타인으로 생각하지않고 가족처럼 대하며 그들의 가치관을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회사가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일 수밖에 없다.

행복한 직원이 좋은 회사를 만들며, 직원의 행복은 가정에서 비롯된다. 회사가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에게도 배려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가정의 날을 정해 이른 퇴근을 의무화하기도 하고, 휴가와 수당을 통한 배려도 있다.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의 의료비까지 지원하고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을 챙겨주기도 한다. 이런 이벤트가 결국은 제품 품질로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고객가치의 실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삼는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경영 방식은 단순한 구호나 뜬구름 잡는 철학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비즈니스 전략으로 작용한다.

추석 명절 동안 오랜만에 일손을 놓고 온 가족과 친척이 모여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가족이 주는 힘과 행복이 일터에도 가득하길 바란다.

1254호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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