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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뉴 푸조 308-폴크스바겐 해치백 모델 ‘골프’에 도전장 

프랑스 감성 살린 해치백 … 탄탄한 주행성능에 경제성까지 


뉴 푸조 308

수입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인 2007년 주목할 만한 차 한 대가 등장했다. 푸조 307 SW다. 2007년 베스트셀링카 모델 8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 차의 상승세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전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일본차와 독일차가 양분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차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307 SW는 프랑스 브랜드의 모델로는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또 하나 이 차는 디젤차다. 지금이야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이 디젤차일 정도로 잘 나가는 차종이다. 하지만 과거 디젤차는 한국인들에게 시끄럽고 매연을 많이 뿜는 차로 인식됐다. 자연스럽게 수입차 판매 상위 모델은 대부분이 가솔린차였다. 이런 한국인 편견을 처음으로 깬 브랜드가 푸조다. 307 SW의 세그먼트도 눈길을 끈다.

당시 국내에 디젤차만큼이나 인기가 없던 게 웨건이었다. 길고 못생긴 차의 대명사였다. 307 SW의 SW는 스포츠 웨건의 약자다. 푸조는 당시 차를 팔면서 한 번도 ‘웨건’이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는 마케팅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푸조는 여러 악재를 뛰어넘어 히트작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의 행보가 아쉽다. 푸조는 307 SW 이후 한번도 베스트셀링 판매 10위 안에 진입한 모델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2014년 푸조의 소형 해치백 뉴 308이다. 디자인과 주행성능, 경제성 등 다방면에서 매력을 뽐낸다. 독일차 못지 않게 잘 달리고,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 디자인에 잘 녹아있다. L당 14.6km의 연비로 경제성까지 갖췄다. 독일 해치백의 대명사로 불리는 폴크스바겐 골프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디젤차 시장 이끈 푸조

뉴 308은 귀여우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앞 보닛부분이 약간 긴 듯한데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이전 모델에 비해 전장이 20mm, 전고가 30mm, 전폭이 40mm 줄었다. 덕분에 훨씬 앙증맞고 콤팩트한 느낌을 준다. 막상 차에 올라보면 작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오히려 10mm 늘었다. 거기다 천장 전체에 장착된 대형 글래스 루프가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대형 글라스 루프. / 사진:한불모터스 제공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휠에 손을 올려본다. 시트가 안정적으로 몸을 감싼다. 모든 조작버튼이 한 눈에 들어와 편안하다. 뉴 308의 실내는 비행기 조정석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콕핏’ 인테리어 시스템을 채택했다. 운전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핸들, 계기판, 터치스크린을 최적화해 만들었다. 개인의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의 철학까지 더해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려볼 시간이다. 직렬 4기통 1997cc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7.8kg.m의 탄탄한 주행능력을 갖췄다. 최대토크가 2000rpm(분당 엔진 회전수)부터 걸려 초반에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견고한 코너링으로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가 주행감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푸조가 뉴 308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MCP 변속기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MCP 변속기는 푸조가 개발한 수동 기반의 싱글 클러치 자동변속기다. 높은 연비를 달성한다는 강점은 있지만 일반자동변속기 차량을 몰듯이 몰면 덜컥거리는 변속 충격이 발생한다. 물론 이런 느낌을 즐기는 운전자도 있기는 하지만 일부다. 푸조 입장에서는 계륵(鷄肋)과 같다. 뉴308은 MCP를 포기하고 변속충격을 없애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변속충격 없애 안정적 주행

뉴 308에는 숨은 매력이 많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수납이다. 작은 차체에도 곳곳에 아기자기한 수납장소가 마련돼 있다. 대시보드에는 냉장 기능이 있는 12L 크기의 박스가 있다. 문에는 1.5L 크기의 물병까지 들어가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됐다.


프랑스의 감성이 녹아있는 실내 인테리어. / 사진:한불모터스 제공
기본으로 제공되는 트렁크 공간도 470L로 예전 모델보다 40L 더 커졌다. 주행 때 유용한 기능도 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이미 많은 차량에 장착된 기능이다.

뉴 308의 크루즈 콘트롤은 조금 더 진화했다. 운전자가 특정 속도를 설정하면 크루즈 기능이 시작된다. 그러다 앞 차와의 간격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다가 거리가 늘면 스스로 속도를 올려서 주행한다. 장거리 운전에서 유용한 기능이다.

뉴 308은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모터쇼에서 ‘2014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i3, 테슬라 모델S 등을 물리치고 올린 성과다. 충분한 잠재력은 갖췄다. 다만,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차가 국내에서 고전한 경우가 많았다. 뉴308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며 푸조의 부활을 이끌지지켜볼 일이다. 이 차의 가격은 액티브 3390만원, 펠린 3740만원이다.



1255호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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