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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스마트홈 테마주는 - 전구같은 엉뚱한 분야서 수혜주 나올 가능성 

아이앤씨·코콤·현대통신·코맥스 등 주목 틈새시장 공략하는 강소기업 찾아야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삼성전자 직원이 ‘스마트홈’을 설명하고 있다. 이 때를 계기로 스마트홈이 부각되면서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스마트홈 관련주가 올 초부터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스마트홈을 정하고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보이면서다. 대형 가전·통신 업체와 함께 기존 사물인터넷 테마주 중에서 가전과 관련된 종목들로 수혜주가 추려지는 추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막 태동하는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증시에 스마트홈 화두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건 올해 1월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4’에서 스마트홈이 부각되면서 사물인터넷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코스닥시장에서 사물인터넷주로 분류되는 모다 정보통신·지엠피·위즈정보기술 주가는 한 때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후 스마트홈 관련주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댔다. 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코콤·코맥스 등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4월에는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 한 마디에 관련주가 주목을 받았다. 당시 홍 사장은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면 가전제품 제조회사, IT 솔루션 회사, 부품회사 등 여러 파트너가 삼성 스마트홈 사업에 동참할 수 있다”며 “2∼3년 안에 스마트폰·스마트TV를 쓰는 것처럼 집집마다 스마트홈의 혜택을 맘껏 누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버 기반의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을 제공할것이라는 소식에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또 6월에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스마트홈 시장이 5년 안에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8월에는 삼성전자가 IFA2014에 진화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공개한다는 소식에 코콤·에스넷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에너지 관리-보안 서비스 관련주로 확산

스마트홈 관련주로 생각하기 쉬운 건 대형 가전 업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집에서 쓰는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유 중인 스마트폰 기술과 유기적으로 결합하기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홈 플랫폼의 표준화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홈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존 사업군에 따라 주가가 더 크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백색가전 부문이 스마트홈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주가를 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가전 외에도 CCTV 등 보안제품, 도어·비디어폰 등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만드는 종목도 스마트홈 시장 성장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 중 디지털화를 통해 홈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는 곳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스마트홈 시스템은 가전제품 중심의 ‘홈 자동화’뿐만 아니라 에너지 관리나 보안 서비스 등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고려할 때 엔터테인먼트·보안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통신네트워크 업체도 스마트홈 관련주에 포함된다.

이런 점을 종합해 스마트홈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은 아이앤씨·코콤·현대통신·코맥스 등이 있다. 코콤과 현대통신은 음성제어 월패드 전문 업체다. 월패드는 예전에는 외부인을 확인하고 공동현관 문을 열어주는 비디오 도어폰 기능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선보이는 월패드는 조명·가전제품 등 가정의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고, 집 주인 부재 때 방문자의 영상을 저장하는 보안 시스템도 적용되는 스마트홈의 주요 기기로 떠올랐다. 코콤 주가는 상반기에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현대통신은 올해 재보궐 선거 당시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스마트홈 이슈보다는 정치 풍향에 따른 등락이 컸다.

이 밖에도 모듈업체 중에선 와이파이 칩 개발 기술을 보유한 아이앤씨가, 비디오·도어폰 업체 중에서는 코맥스가 스마트홈 관련주로 자주 언급된다. 아이앤씨는 이미 갤럭시 시리즈에 DMB칩을 공급한 이력이 있고, 최근 개발한 와이파이칩이 가전제품에 도입될 거란 기대감에 주가가 5000원 안팎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7월 들어 기대감이 시들해지면서 3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코맥스는 2011년부터 비디오폰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보안 사업에 진출했다. 전체 인력의 25%가 스마트홈 기기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연간 4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해 독자 제품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홈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0%에서 올해 5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홈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연초부터 3개월 간 135%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해 현재 주가는 4000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동부증권 영업부 이석우 부장은 “많은 스마트폼 관련주가 연초에 기대감으로 올랐지만 가시적이 실적이 없는 탓에 기대감이 식으면서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방향 보고 종목 골라야

스마트홈 관련주로는 특히 코스닥 시장의 기술 기업들이 자주 언급된다. 스마트홈 시대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소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가전·통신 업체가 플랫폼 확보에만 주력하고 개별 기기는 중소업체에 개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이것이 스마트홈 관련주다’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시장이 태동 단계인데다가 가전·통신·전자기기 등 여러 분야의 크고 작은 업체를 망라하는 개념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홈이 사물인터넷의 ‘가전제품 버전’으로 축소·구체화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스마트홈 관련주로 분류되는 것은 주로 기존 사물인터넷주로 꼽힌 종목들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서 수혜주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전구(필룩스·우리조명지주·유양디앤유)나 오디오(아남전자) 등 사물인터넷이나 가전제품에서 소외받던 업체들이 스마트홈 수혜주로 재발견되는 등 오히려 그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 마트 전구’가 이슈가 된 4월 우리조명지주와 유양디앤유 주가는 상한 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상적으로 보던 제품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제조 기업들이 누구나 스마트홈 관련 업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애플·구글·삼성전자 등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들의 전략 방향이 좀 더 명확해지면 거기에 부합하는 종목을 고르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255호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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