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자영업 창업 성공하려면 - ‘적성→교육→수련’ 단계 꼭 거쳐라 

콘셉트·상권·입지 연구는 기본 … 권리금·직원관리 등도 고려해야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 소장

자영업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명심할 사항이 하나 있다. 현재 자영업의 저조한 수익성과 생존율 문제는 단순히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자영업 상황이 나쁜 게 아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언제든지 개별 사업자의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자영업의 문제는 단순히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자영업자의 수가 적정 수준을 뛰어넘어 많게는 4배 수준이나 된다. 이러니 사업자 간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예비 창업자가 줄지어 서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자영업의 절대 다수가 생계형이라는 점이다. 생계 차원에서 창업한 것이고, 안착하지 못하면 생계 자체가 위험해진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위험 부담이 적고 성공 확률이 높은 방법으로 창업에 접근해야 한다. 먼저, 짧은 시간 준비해서 짧은 시간 안에 대박을 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아이템의 선정도 롱런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템 선정의 가장 흔한 방법이 있다. 거리를 돌아다니다 손님의 줄이 가장 길게 늘어선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선정해서 계약하는 것이다. 만약 아이템 선정이 이렇게 쉽다면 창업자는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례는 이렇게 선정된 아이템들이 모래성과 같이 위험함을 보여준다. 한철만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 미투(me too) 브랜드가 난무하는 아이템, 가맹 본사의 경영노하우나 시스템 부실 탓에 금방 내리막을 타는 아이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템의 생존력을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창업의 준비 과정도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자영업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준비 과정은 적성·교육·수련의 3단계를 거치는 것이 정석이다. 적성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좋아하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수천만 원, 수억 원을 투자한 후에야 자신의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는 것이다. 적성은 실제 창업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아닌, 창업 전에 반드시 먼저 확인하고 확신해야 한다.

학력 수준이 높고 스펙이 좋은 예비 창업자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게 자영업이다. 많이 배웠고 사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영업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영업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인문학적 지식이나 사회 경험이 아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다. 장사가 잘 되는 사장님일수록 한가한 틈을 이용해서 배우러 다니고 여러 매장을 벤치마킹하러 다닌다. 틀림없다. 많은 대박 매장 사장님들의 별명이 ‘박사’인 이유도 우연이 아니다.

자영업 불황은 경기 아닌 구조적 문제

물론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는 교육만으로도 부족하다. 단언컨대, 교육만으로 생존을 보장받던 자영업의 시대는 갔다. 실제 현장에서의 수련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자영업은 머리로만 일하는 업종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일하는 업종이다. 반복을 통해서 몸으로 익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깨닫는 것이 있으면 마음에 새겨지고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다. 이렇게 몸과 마음으로 배우는 과정이 바로 수련이다.

점포형 창업이라면 매장의 콘셉트와 상권·입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하수(下手)가 품질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면, 상수(上手)는 콘셉트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콘셉트는 한마디로 ‘고객이 우리 매장에 와야 하는 이유’다. ‘맛있다, 싸다, 친절하다’와 같은 수준이라면 약할 수밖에 없다. 경쟁력 있는 콘셉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 매장은 주점 ‘코다차야’다. 코다차야 매장은 각기 다른 종류의 음식을 파는 작은 매장 7곳으로 구성된 주점이다. 흡사 큰 공간 안에 작은 포장마차를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다. 쟁쟁한 매장들로 가득한 주요 상권에서도 코다차야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다.

상권과 입지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여기서는 한 가지만 지적하자. 제대로 된 상권과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목·발품·적극성의 3박자를 갖춰야 한다. 먼저, 상권과 입지를 평가하고 분석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이런 안목은 발품을 통해서 더욱 향상된다. 또한 발품을 팔아야 저평가된 입지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책상 위가 아니다. 적극성은 그 기회를 잡게 해주고 잠재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권리금과 직원 관리에 대한 부분도 모든 예비 창업자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 권리금을 점검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회수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권리금의 산정 방법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권리금 회수를 위해서 상권과 경쟁 동향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상권은 변하게 마련이다. 교통시설이 변할 수도, 재건축이 있을 수도, 기업체가 이전할 수도 있다. 특히 경쟁업체의 진입에 주목해야 한다. 경쟁구도의 변화는 영업력에 변화를 가져와서 권리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좀 더 심각한 변화는 거대한 경쟁 상권이 생기는 경우다. 이웃 상권이 생겨서 빨대효과를 통해서 이쪽 상권의 손님을 쪽쪽 뽑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의 경우는 롯데타워의 거대 복합쇼핑몰인 롯데월드몰이 생기고 또한 인근에 대기업 한식뷔페 매장이 들어서 주변 소상공인들의 걱정도 함께 커지고 있다. 권리금을 얼마 주고 얼마 받을 것인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한 문제이다.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 중요한 점은 권리금 산정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기준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시설권리금, 영업권리금, 바닥권리금 등 주변 시세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또한 최근의 거래 사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권리금 산정은 자신만의 기준 세워야

제대로 된 직원 관리에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사업자가 자기 자신과 매장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원이 어떤 매장에 지원하고 또 그 매장에서 얼마나 열심히 오랫동안 일하는가는 거의 대부분이 사장님과 관련이 있다. 사장님 자신이 먼저 직원이 일하고 싶은 매장이 되도록 만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신입 직원을 계속 매장에 들이부어야 한다. 영업 노하우가 쌓일 수 없고 고객 관리가 될 리 없다. 또한 직원이 갑자기 그만둬도 매장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사업 초기부터 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직원 관리에 성공할수록 매장도 성장하게 마련이다.

자영업은 대박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인생역전과 같은 큰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닌, 안정적인 삶의 일터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짧은 기간 준비해서 치고 빠지는 것이 아니라 장단기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제대로 준비해서 생존력을 높여야 한다. 벤처 창업은 말 그대로 모험형 창업이지만, 생계형 창업은 생계가 전부다.

1262호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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