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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질주한 신차 - ‘디자인 깔끔한 실용적 디젤’이 대세 

올 뉴 카니발 ‘패밀리 밴’으로 진화 … 아우디 A3, 벤츠 C클래스, 닛산 Q50도 인기 


가족과 함께 즐기는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올 뉴 카니발의 판매에도 날개를 달아줬다.
“어? 기아에 저런 차도 있었나?” 수퍼 대디 열풍이 거세다. 수퍼 대디란 주중에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아버지를 말한다. 2~3명의 자녀를 안전하게 모시고 가끔씩은 캠핑과 여행도 떠나야 한다. 수퍼 대디의 일상을 담은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런 TV 프로그램에 불현듯 등장한 차 한 대가 눈길을 끈다. 온 가족이 타고도 짐실을 공간이 충분해 보인다.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도 안전하고 편하게 설계됐다. 그런데 외형까지 멋스럽게 가꿨으니 탐나는 차가 됐다. 올 6월에 출시한 올 뉴 카니발의 첫인상이다.

사실 기아차가 주력 미니밴 ‘카니발’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그저 그랬다. 밴은 기본적으로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비해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공간’에 중점을 두니 디자인에 욕심을 부리기가 어렵다. 무겁고 덩치 큰 몸체에 날렵한 성능까지 갖추려고 하다간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재간이 없다. 제 아무리 카니발이라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란 힘들어 보였다. 1998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57만대가 팔린 전통의 강호 카니발이 넘어야 할 산이었다.

캠핑 열풍이 반가운 카니발


닛산 인피니티 Q50
카니발은 가치를 결과로 입증했다. 출시 이후 월 평균 4687대를 팔았다. 월 판매 목표 4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봉고차(승합차)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깬 것’이 주효했다. 입체감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장착해 외형에 큰 변화를 줬다. 과거의 투박함을 지운 세련된 옆 라인도 차에 대한 인상을 좋게 만들었다. 가족이 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미니 밴’에, 남성 운전자들을 매혹할 수 있는 ‘디자인’을 더하니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왔다.

성능도 좋아졌다. 2.2L 디젤 엔진을 장착한 카니발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웬만한 세단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이전 모델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 대폭 개선됐다. 고속 주행 때 안정감을 높였고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다소 굼뜨게 느껴졌던 반응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디젤차 특유의 소음도 크게 줄었다는 평이 많다. L당 11.2km라는 연비가 아쉽긴 하지만, 덩치를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카니발의 성공은 국내 시장의 쟁쟁한 경쟁자들과 싸워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캠핑 열풍에 가족형 RV(레저용 차량)가 시장에 쏟아진다.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쉐보레 올랜도 등이 직접적인 경쟁자다. 형제 브랜드 현대차의 맥스크루즈도 카니발의 잠재적인 경쟁상대다. 미니밴은 아니지만 비슷한 실용성을 갖춘 덩치 큰 SUV들의 등장도 카니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카니발을 낙점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이 기아차로선 반갑다. 가족 단위 캠핑을 즐기는 30~40대 남성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니발이 시장 트렌드를 잘 읽어 성공을 거뒀다면, 닛산 인피니티 Q50의 인기는 예상 외의 결과다. 인피니티는 올 2월 중형세단 Q50을 들여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만 가져와 ‘일본차=가솔린 세단’이라는 선입견을 깬 것. 4000만원 초반 대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수 개월이 흐른 지금 판매량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닛산이 제시한 목표(월 200대)를 뛰어넘어 월 평균 228대를 판매하고 있다. 올 6월에는 391대가 팔려 인피니티의 단일 모델이 가진 월 최다 판매 기록(315대)도 경신했다.

출시 초반만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의 반응을 기대하진 않았다. Q50이 노리는 시장은 진입장벽이 견고하기로 소문나 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독일 디젤 세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동급의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과 경쟁해야 한다. 가격대로 따지면 BMW 3시리즈, 폴크스바겐 골프·파사트 등이 경쟁상대다. 모두 수입차 판매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차다. 아직 검증이 안된 일본 브랜드의 디젤차가 이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Q50은 뛰어난 상품성으로 이를 극복했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잘나가는 독일 디젤차와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인피니티 모델 특유의 파워풀한 주행감을 가졌다. 미래 지향적인 세련된 디자인도 차의 매력을 더했다. 비슷한 성능과 크기의 독일차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해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거기다 넓은 실내공간과 수납공간까지 갖춰 패밀리카로서의 강점도 갖췄다.

벤츠·BMW 디젤 세단 아성에 도전하는 Q50

목표 달성률 1, 2위를 차지한 아우디 A3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실용성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 무난히 정착했다. 두 차 모두 수입차에 관심이 있으나 비싼 가격을 부담스러워했던 20~30대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A3는 겉모습만으론 소형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묵직해 보이는 매력을 지녔다. 전형적인 아우디식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헤드램프와 휠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1.6이 아닌 2.0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해 A4와 같은 수준인 최고출력(150마력)과 최대토크(32.7㎏·m)를 구현했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A4보다 290㎏이나 가볍다. 차체의 초경량 알루미늄 비중을 높인 덕분이다. 자연히 탁월한 연비(16.7㎞/L)가 따라왔다.

C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충성도를 확인시켰다. 목표량 500대를 훌쩍 뛰어넘어 매달 평균 616대가 팔려나갔다. 신형 C클래스는 이전 모델보다 차체의 길이와 폭을 더 키웠다. 언뜻 보면 S클래스의 미니어처 같은 느낌이다. 램프 두 개가 쌍을 이루는 헤드라이트 구조, 작은 LED로 속눈썹과 같은 디테일을 구현한 것까지 S클래스와 비슷하다. 내부 인테리어도 벤츠 특유의 나무식 소재와 스위치 방식의 버튼을 이용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렸다. 벤츠의 품격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을 동시에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 국내에선 디젤과 가솔린 모델이 고루 잘 팔렸다. 동급 수입차에 비해 1000만원 정도 가격이 비싸지만 판매에 악재는 아니었다.

1264호 (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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