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력은 물론 노련한 게임 운영 능력과 강한 멘탈까지 갖춘 한국 여자 선수들이 LPGA 무대를 달구고 있다. 지난 2월 10일 미국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김세영은 마지막 날이면 늘 그러했듯 빨간 바지를 입고서 ‘역전 우승’의 마법을 다시 한 번 연출했다. 세리머니도 한국에서 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파73에 전장 6644야드의 긴 코스, 그것도 마지막 홀은 485야드의 파 5홀이었다. 공동 1위였던 유선영, 아리야 주타누간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이날 김세영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무려 280야드에 달했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어릴 시절부터 태권도로 단련된 하체를 바탕으로 티샷을 가장 멀리 날렸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를 잡아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써낸 것이다. 미국 진출 후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쾌거였다.
미국 골프채널은 김세영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1996년 타이거 우즈가 프로 전향을 선언하면서 했던 인사말인 ‘헬로, 월드(Hello, World)’를 제목으로 달았다. ‘이번 시즌에 들어온 한국 선수들은 기존 LPGA투어 선수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기량과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세계 랭킹 2위 박인비의 말을 인용해 ‘LPGA투어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로 한 주 전에 열린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는 최나연이 우승을 거뒀고, 장하나와 리디아 고(국적은 뉴질랜드)가 공동 2위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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