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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로 돌아간 소비자물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4%에 그쳤다. 4개월 연속 0%대다. 전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개월 연속 0%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여파로 경기 침체가 극심하던 1999년 7월(0.3%) 이후 1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물가의 질은 사실상 사상 최악이다. 품목별로 보면 ‘주류 및 담배’는 전년 동월 대비 49.8%나 올랐다. ‘주류 및 담배’ 상승률의 물가 인상 효과는 약 0.58%포인트다. 담배만 따로 떼 보면, 가격 인상 효과는 더 두드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산담배 가격은 83.7%, 수입담배는 66.7% 올랐다. 이를 제외하면 3월 소비자물가는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셈이다. 한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상태라는 뜻이다. 생활물가지수도 크게 하락(-0.8%)했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청와대는 할 말이 없게 됐다.

0%대 물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췄지만, 2분기에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으로 물가 압력이 높지 않은 경향이 있다. 가계부채와 소득 정체로 소비 여력이 좋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갇힐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내놓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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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호 (201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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