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0大 상장사 미저리 지수 20위 _ 한국타이어 - 中 저가 공세, 유럽 침체에 고전 

시가총액 25% 감소 …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로 사업 확장 시도 


한국타이어의 고민이 깊어졌다. 주력 사업의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떠올라서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0.9%)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이 5.5% 줄었다. 적게 팔고 비슷하게 남겼다는 얘기다. 이런 변화에 회사의 가치를 따지는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올 3월 31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전년 같은 날보다 24.9%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29.6점을 기록하며 200대 상장사 중 20번째로 우울한 기업이 됐다.

현재 국내 타이어 업계는 갈림길에 서있다. 우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타이어 업체들의 공세가 매섭다. 이들이 공급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그나마 영업이익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환율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성 좋은 고성능 타이어 매출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 중 고성능 타이어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인 37,4%로 커졌다. 그러나 이는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즉, 중저가 타이어 시장을 중국 업체에 빼앗기고 있다는 얘기다.

회사 매출의 29%를 차지하는 유럽 시장 여건도 밝지 않다. 이 지역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로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했다. 이 틈을 타 러시아 업체가 유럽의 저가 교체용 타이어 시장으로 진출해 판매가격을 낮추고 있다. 유럽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타이어 공급을 시작했다는 점도 악재다. 미국 시장의 변수는 복합적이다. 미국은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 덕에 미국에서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산 타이어가 자국 안에 머물면서 중국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타이어 시장에서의 한계를 감지한 한국타이어는 사업 영역 확장을 대안으로 삼았다. 지난해 12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세계 2위 자동차 공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을 인수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지분 인수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한앤컴퍼니가 50.5%를, 한국타이어가 19.49%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의 지분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로 인한 재무부담 우려도 제기된다. 빠르든 늦든 간에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주식 가치가 오르면 이를 매각하려고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사업 확장 목적으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한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이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타이어의 주요 공급처인 현대·기아차와의 관계도 걸려 있다. 한라비스테온 공조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이 매출을 지키기 위해서도 한앤컴퍼니의 지분이 현대·기아차의 경쟁사로 넘어가게 둘 수 없는 입장이다. 지금보다 더 오른 가격으로 지분을 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1283호 (2015.05.04)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