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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에서 주목할 7가지] 500야드 넘는 파4홀 즐비 

정교한 장타력 갖춰야 우승 도전 ... 신설 코스에서 첫 개최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마틴 카이머의 1번 홀 티샷 모습. / 사진:롤렉스 제공
6월 18일부터 미국 워싱턴주 체임버스베이에서 처음으로 개최될 US오픈은 극심한 난이도 탓에 예상 못한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올해 US오픈의 관전 포인트 7가지를 꼽아봤다.

①처음 개최하는 대회장 = 미국 최고의 메이저 대회가 북서부의 태평양 연안에서 개최되는 건 처음이다. 게다가 이 골프장은 10년 전에는 모래와 자갈이 산처럼 쌓인 채석장이었고, 해안선을 따라 화물 열차가 지금도 간혹 지나간다. 개장한 지 8년 만에 개최하는 코스라서 이전 대회의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다. 대체적으로 US오픈은 전통적인 기존 개최 코스에서 연다. 가장 많이 개최한 오크몬트는 8번을 치렀다. 신설 코스에서 개최하는 건 극히 드문 사례다. 그나마 2010년에 이곳에서 US아마추어 선수권이 열렸고, 그때 코스를 경험했던 선수들이 현재 투어에 몇몇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출전을 앞둔 선수들이 몇 달 전부터 시간을 내서 코스를 돌아보고 있지만 대회 기간에는 어떤 코스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 한다. 공통적인 소감은 있다.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②링크스 스타일 코스 = 2003년에 골프장 개발 계획을 세우고 공개 입찰을 실시하자 여러 설계사들이 모였는데 부지를 둘러본 그들은 순수한 모래 토양이라는데 깜짝 놀랐다. 비슷한 모래땅 코스인 시네콕힐스는 1896년을 시작으로 최근 2004년까지 4번 개최했지만 그곳은 100년 넘은 세월로 안착된 곳이다. 하지만 체임버스베이는 간혹 준설토가 흘러내리기도 하고, 지층이 안착되지 않아 미세한 변덕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 당시 코스 자문위원회는 설계자들 중에 링크스 스타일을 가장 잘 구현할 적임자를 모색한 결과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를 낙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와 해외에서 링크스 설계를 다양하게 시도했고, 50년 넘는 세월 동안 300여개의 코스를 설계한 베테랑이다. 그의 예전 코스들과는 닮은 점이 전혀 없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해 어떤 곳은 마치 미완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널찍한 페어웨이는 폭이 100야드가 넘는 곳도 있지만, 함정이 곳곳에 산재한다. 애매한 어프로치 각도로 복잡한 그린을 공략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존스는 링크스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코스 전체를 페스큐로만 조성했다. 페스큐 잔디는 해양성 기후인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잉글랜드 해안에서는 흔하지만 미국 코스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체임버스베이에 처음부터 나무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유일한 나무는 16번 티박스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나무 한 그루뿐이다.


③전장은 트랜스포머 스타일 = USGA는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파 배열을 신축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티박스를 앞으로 옮기면 드라이버 착지 지역이 훨씬 더 흥미로워진다는 이유에서다. US오픈 기간에는 평소에 파5로 플레이하는 4번 홀을 파4로 만들어서 전체 코스의 파를 70에 맞출 예정이다. 총 길이는 매일 달라져서 최대 길이는 7940야드지만, US오픈 때는 날씨와 바람, 그리고 티박스와 홀의 위치에 따라 7607~7874야드를 오갈 것이다. 특히 곧은 파4의 1번 홀에 새로운 백 티를 추가하면 착지 지역에 따라 페어웨이의 경사가 달라지면서 도그레그 파5 홀이 된다. 604야드의 파5인 18번 홀이 525야드의 파4 홀이 되면 페어웨이 벙커의 전략적인 효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총 4개 홀이 트랜스포머형이 되면서 선수들을 매일 다른 홀을 공략하는 시험에 들게 한다. 게다가 14번 홀은 파4지만 546야드로 가장 길다. 7, 11, 13번도 500야드가 넘는 파4홀이다. 티샷의 장타력과 함께 정확도를 갖춘 선수에게 확실하게 이점을 주는 코스다.

④폭스스포츠가 처음 중계 = 중계 방송사가 CNBC에서 올해부터 폭스TV로 바뀌었다. 지금까지 골프 중계 경력이 단 1회에 불과한 폭스TV에서 맡은 만큼 참신한 중계 방식과 볼거리가 기대된다. 중계석에서 호흡을 맞추는 캐스터 조 벅과 해설가 그렉 노먼, 중계탑의 캐스터인 브래드 팩슨은 신참이다. 폭스는 이번 대회에서 드론 카메라를 사용한 입체적인 중계를 공언했다. 적당한 거리에서 드론이 선수들을 따라가며 촬영한다. 폭스는 3D 효과로 극단적인 굴곡을 보여준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방송 책임자는 “그린을 생동감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호언 장담한다. 지난 3월 폭스는 볼이 날아가고 굴러가는 모습을 포착해서 샷링크 타입의 거리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레이저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췄다. 정적이던 골프 대회 중계가 폭스의 색깔이 가미되면서 보다 다이내믹하고 생생한 요소가 넘치는 중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좀 어수선하거나 산만해보일 수도 있다.

⑤역대 성적 매킬로이 우세 = 메이저 중의 메이저를 지향하는 US오픈은 대체로 코스 난이도를 극단까지 몰고가 우승자라 하더라도 마이너스 스코어가 나오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매번 대회마다 개미 같은 페어웨이에 러프를 층층이 계단처럼 길러 정교하지 못한 선수들의 사소한 실수를 걸러냈다. 이 대회에서의 지난 10년간 역대 전적을 보면 올해 우승자의 스코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승자의 2위와 타수차는 평균 3타였고, 우승 스코어는 평균 2.2언더파였다. 인상적인 것은 지난해의 마틴 카이머와 2011년의 로리 매킬로이가 8타차로 크게 타수를 벌인 것이며, 최저 스코어는 매킬로이가 콩크레셔널에서 기록한 역대 최소타 16언더파다. 반대로 US오픈 사상 역대 최다타 우승은 1974년 윙드풋에서 헤일 어윈이 기록한 8오버파다.

⑥7번째 도전하는 미켈슨 = 몇몇 젊은 선수들은 2010년도 US아마추선수권에서 대회장 세팅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우승자 피터 유라인은 “엄청난 창의력을 발휘해야 했다”면서 “깃대와 멀리 떨어진 곳을 겨냥한 후 경사를 이용해서 볼을 홀컵에 굴려 붙이는 것이 비결”로 꼽았다. 체임버스베이는 링크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필 미켈슨에게 우승 확률이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그는 2013년에 스코티시오픈에 이어 뮤어필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우승하는 등 링크스에 완전히 적응했다. 지금까지 US오픈에서 2위를 6번이나 했다. 장타력을 갖춘 데다가 오랜 US오픈 출전으로 익힌 노련함에 정교한 숏게임까지 갖췄으니 이번은 그의 차례라는 얘기다. 최근 메모리얼대회에서 3위를 하면서 세계 1위인 로리 매킬로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조던 스피스의 추격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⑦한국인과 한국계 선수 = 올해 US오픈에서 찾아볼 한국 선수는 3명이다.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인 양건, 최근 유러피언투어 메이저인 BMW PGA챔피언십 우승자 안병훈, 일본투어 시드에서 자격을 얻은 백석현이다. 미국 교포로는 지난해 PGA투어 성적우수자로 순위에 든 케빈 나(세계 랭킹 21위)가 있다. 현재 안병훈의 세계 랭킹은 51위이니 여기서 순위를 올리면 프레지던츠컵 출전 가능성은 더 커진다.

1290호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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