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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끄는 독일 와인] 독일 와인 연구하는 학과 왜 없나? 

영국의 와인 저술가 휴 존스의 탄식... 고품질의 포도 재배지역 많아 

해리 아이어스 뉴스위크 기자
최근 대영박물관에서 열린 ‘독일: 한 나라의 기억(Germany: Memories of a Nation) 전’에서 와인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난 독일 와인이 독일 문화의 가장 훌륭하면서도 전형적인 결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와인 저술가 휴 존슨은 “영국 대학에 독일 와인을 연구하는 학과가 왜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 말은 농담이었을지 몰라도 그 뒤에 숨은 뜻은 일리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먼저 와인을 문화로 볼 수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왜 하필이면 오랫동안 설탕물이나 다름없는 저질로 매도돼온 독일 와인을 들먹거릴까 의아해 할 수도 있다. 독일의 일부 포도원은 고대 로마인이 세웠다. 또 중세 시대에 라인가우 지역에 있는 클로스터 에버바흐의 시토회 수도원과 그 주변은 품질 좋은 와인 생산의 중심지였다. 17세기 말 품질 좋은 와인을 처음으로 병에 담아 팔기 시작한 나라도 독일이다. 괴테와 실러 같은 문인들이 독일 와인을 좋아했다. 괴테는 프랑코니아 와인을 좋아했고 실러 사후에 발견된 그외 소장품 중에는 프랑코니아뿐 아니라 말라가(스페인)·부르고뉴(프랑스)·루스트(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 포함돼 있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독일 와인은 (크리스티 경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 최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2차 대전 후 독일 와인의 평판 하락은 히틀러 통치의 악영향보다는 형편없는 와인 관련 법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피스포르트와 니에르슈타인 등 유명 와인 업체들의 통합으로 포도원이 감자 재배에 적합한 토양으로까지 확장돼 와인의 맛과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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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호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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