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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SPORTS] 누구나 가능한 트랙, 잊을 수 없는 경험 

초보자를 위한 트랙데이 가이드 

글 이승우 모빌리스타 에디터
누구나 다 처음의 기억들은 좀처럼 잊기 힘들다. 첫 키스, 첫 직장, 첫 해외여행, 첫 번째 자동차 그리고 처음 운전대를 잡았던 기억이 그렇다. 레이싱 트랙에 처음 들어설 때의 긴장감 역시 인생 최고의 기억 중 하나다.

속도 무한대 영역에 들어서는 순간, 막막함과 일말의 두려움이 뒤섞여 심장이 쿵쾅거리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새로운 모험으로 도약하는 첫 발걸음이다. 때로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찰나의 순간이다. 트랙을 주행한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흥분되고 즐거운 인생의 기억으로 다가온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던가. 누구나 처음이 중요하다.

트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자동차만 있으면 된다. 일반인도 신청을 하면 누구나 쉽게 트랙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트랙데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1일 트랙주행 이벤트다. 트랙 주행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없애고,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하고 트랙데이 행사는 어떻게 참가해야 하는가를 알아보자.

초보자에게는 평범한 차가 적당


우리나라에는 인제와 영암에 국제규모의 자동차 서킷(트랙)이 있다. 각종 대회와 자동차 업체의 행사가 열리기도 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트랙데이 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운영 요소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트랙데이 행사 일정을 알 수 있다. 대부분 20분~25분 주행 세션으로 일정이 짜여 진다. 세션당 주행료는 4만~5만원이다.

초보자는 주행하기 전에 먼저 해당 서킷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서킷 라이선스는 경주장에서 진행하는 1시간 정도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설 이용 방법과 트랙 주행 방법을 주로 알려준다. 그렇다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퍼카만 트랙데이에 참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답은 ‘No’다. 어떤 차도 주행이 가능하다. 초보자일수록 평범한 차가 적당하다.

몇 번 트랙데이를 경험하다 보면 자신의 차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알게 된다. 물론 성능이 좋은 차일수록 트랙주행에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성능이 좀 낮은 준중형 세단이라도 트랙주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랜저·에쿠스 같은 대형 차량이라고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기본 원칙은 어떤 차를 타더라도 재미있다. 현대 엑센트, 기아 K3, 폴크스바겐 골프, 미니 같은 차들도 주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초보자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 몇 가지는 ‘내 차가 너무 느려서 창피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최 측에서 알아서 비슷한 조건의 운전자와 같이 주행하게 하거나 충분히 여유를 둘 수 있도록 배려한다.

트랙 주행 사전 준비

사전 준비는 무엇이 필요할까? 일반 도로에서는 타이어가 꽤 닳아 있거나, 엔진오일이 조금 부족하거나, 핸들링이 좋지 않더라도 조심해서 운전을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트랙은 다르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행 이전에 정상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트랙 주행에 필요한 안전장비 가운데 헬멧은 기본이다. 트랙에서는 항상 착용해야 한다. 헬멧이 없으면 경기장에서 빌릴 수 있다. 관리하기 귀찮은 경우도 생겨 대여하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옷은 편한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면 충분하다. 신발은 좀 다르다. 바닥이 얇아야 페달의 느낌을 최대한 여과 없이 전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전용 레이싱 신발을 권한다. 바닥이 얇은 운동화라도 상관없다. 굽이 있는 운동화나 구두는 피해야 한다.

트랙 주행 익숙해지기

초보자가 트랙 주행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천천히 달리면서 직선구간과 코너를 익힌다. 낯선 트랙과 친해지는 시간이다. 몇 번 주행해보면 최적의 주행라인을 깨닫게 된다. 코너에 진입할 때 다음 코너가 어떤 코너인지 연상할 수 있다. 첫 번째 연습 주행이 끝나면 본격적인 시작이다. 내가 몰던 차가 평상시 일반도로를 달릴 때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먼저 보닛을 열어놓고 최대한 열을 발산시킨다. 오일 레벨과 타이어 공기압도 다시 점검하고 연료량도 체크한다. 트랙 주행에서는 연료가 빨리 소모된다. 어느새 연료 게이지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자.

두 번째 주행에서는 조금 더 속도를 높인다. 연습을 반복하면 코너에서 최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는 클리핑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클리핑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는 대부분 필요 이상으로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코너 탈출이 힘들어지거나 안전지대 밖으로 빠져 버린다. 클리핑 포인트를 놓칠 때 당황한 나머지 핸들을 급하게 돌리는 경우가 있다. 절대 금기사항이다. 일단 속도를 줄여서 코너를 안전하게 빠져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코너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경험은 또 다른 스릴을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랩타임은 오히려 더 느려진다. 타이어가 스핀하고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안 된다. 타이어 마모가 심각해진다.

익숙해지면 한계에 도전


어느 정도 트랙 주행에 익숙해졌다면 이제 내차의 한계까지 주행해 보자. 처음에는 평상시 운전하는 스타일대로 주행하되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보고 다음번에는 조금 더 가속을 한 다음에 조금 더 세게 브레이크를 밟아보면서 한계라고 느낄 때까지 작업을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 한계까지 다 왔다고 느껴질 때 브레이크 포인트를 약간씩 코너 쪽으로 이동시킨다.

주행을 반복하다 보면 차와 운전자가 혼연일체가 된 느낌이 든다. 내 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알게 되고 일반도로에서도 위급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이 정도면 하루 만에 많은 성과를 얻은 것이다.

트랙 주행은 항상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피로가 쌓인다. 때로는 머리가 멍해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 몸은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온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머리가 멍해진 상태로 트랙을 주행하면 제동도 멍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오늘 하루 아주 낯설었지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 느낌은 일상으로 돌아와도 쉽게 잊을 수 없다. 어느덧 일주일만 지나면 또 트랙을 달리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킷 주행은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는다.
[박스기사] 트랙 주행 전 반드시 점검해야할 9가지


1. 오일 보충

오일ㆍ냉각수ㆍ브레이크액 등이 충분한지를 먼저 점검한다. 오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트랙에서는 엔진 회전수가 빨라지고 기어를 변속할 때마다 오일 소비가 많아진다. 사전에 오일을 체크 한 뒤 조그만 병에 부족할 오일을 담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기장에 오기 전날 오일과 필터를 교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2. 브레이크

일반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힘주어 밟아보고 밀리지 않는지, 패드는 충분히 여유가 있는지 사전에 체크해 보자. 트랙에서 브레이크는 어느 때보다 자주 강력하게 사용한다. 트랙데이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운전자는 종종 디스크와 패드를 교체한다.

3. 소음

만약 배기관 튜닝을 했다면 항상 경기장에서 수시로 소음 점검을 할 수 있다. 만약 배기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4. 타이어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타이어는 마모가 거의 없는 최적인 상태에 공기압도 정상 이어야 한다. 자동차의 출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값싼 타이어를 달았거나, 비싼 타이어라도 이미 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충분한 그립을 기대할 수 없다.

5.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평상시 일반 도로를 주행 할 때 잠김이 없었는지 확실히 점검한다. 트랙에서는 단 한 번의 잠김이 큰 후회를 부를 수도 있다.

6. 램프커버 테이핑

서킷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테이핑을 한다. 전열테이프로 한 번만 감아주면 작은 사고로 램프 커버가 깨졌을 경우 파편이 트랙 노면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진정한 드라이버의 덕목이다. 램프에 X자 모양으로 테이핑만 해도 된다.

7. 차량 내부

뒷좌석이나 글러브 박스, 기타 보관함 등에 흔들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모두 싹 치워야 한다. 룸미러에 매달린 십자가나 염주도 트랙에서만큼은 빼놓는 것이 좋다. 집중해서 코너를 공략하고 있는데, 갑자기 홀더에 꽂혀있던 컵이 쏟아진다거나 동전이 차 안에서 날아다니는 당혹스러움을 겪을 수 있다.

8. 연료

충분히 채웠는지 체크해야 한다. 트랙 주행에서는 연료 소모가 많아져 게이지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렇다고 연료를 가득 채우지는 말자. 탱크의 3/4 정도가 적당하다. 사람도 음식을 많이 먹으면 토하는 것처럼 연료를 가득 넣으면 과격한 코너에서 기름이 흘러나올 수 있다.

9. 보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서킷 주행에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고가 날 경우 스스로 고치고 배상해야 한다. 트랙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가 너무 흥분하거나 주행 실력 이상으로 오버했을 경우에만 발생한다. 정상적인 경주 대회가 아니라면 차량이 서로 부딪히는 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트랙에는 장애물이 없고, 신호등도 없다. 넓은 도로와 안전지대가 있으므로 집중해 주행하면 큰 사고는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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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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