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수 티맥스소프트 대표. / 사진:오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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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피트니스 센터를 사옥에 갖춘 회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헬스장을 갖춘 기업이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티맥스소프트다. 헬스장은 임직원들에게 24시간 개방하며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한다. 최신식 건식 사우나와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가진 두 명의 마사지사가 있는 마사지실까지 갖췄다. 사옥에는 헬스장만 있는 게 아니다. 수면실, 탁구장, 당구장, 실외 다목적 구기장도 있어 임직원들은 사옥에서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 그러다 배가 고프다면? 200명 넘게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사내식당에서 저염식 식단의 식사를 하고, 1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북카페인 ‘티카페’에서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45에 자리한 티맥스소프트의 사옥 티맥스타워에서 가능한 일이다.티맥스소프트는 한때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기업이다. ‘티맥스 윈도’라는 국산 PC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과감한 투자를 했지만 시점이 좋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던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결국 2010년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상황에 몰렸다. 시스템통합(SI) 등 부실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력을 10분의 1로 감축해야 했다.
R&D 인력 요청사항 대거 수용해 사옥 꾸며이런 부침을 겪으면서도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2월 710억원에 지상 17층, 지하 3층 규모의 한전KPS 건물을 사들이면서 2012년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자체 사옥도 마련했다. 매입한 사옥을 7개월간 내·외부 구조 변경, 증축을 하면서 가장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연구개발(R&D) 인력들의 의견이었다. 연구공간이 있는 층에는 모두 수면실도 만들었다. 장인수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신사옥은 기술(혁신)과 사람(소통), 복지(힐링)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며 “이 중에서도 특히 R&D 인력들이 피로를 풀고 이를 통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특히 사옥 3층에 ‘티짐’이란 이름의 헬스장을 만든 건 사옥에 필요한 복지시설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헬스장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티맥스소프트 임직원들은 “고도의 두뇌 활동을 요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직은 강한 체력이 필수”라며 헬스장이 사옥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경영진이 이를 받아들였다.R&D 인력에 대한 티맥스소프트의 집착은 사옥 공간 배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신사옥의 알짜배기 층수는 전부 R&D센터가 사용하도록 공간을 배정했다. 6개층의 약 6460.8㎡(1958평)이 R&D센터에 할당됐다. 사옥 내 사무실 전용 공간 중 50%에 달하는 규모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기존 1인 1실, 또는 2인 1실의 개인 연구공간을 통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또한 개발자 간 자유로운 아이디어 공유 및 대화를 위해 ‘부분 개방형 연구실’도 마련했다. SW 기획·개발·판매·기술지원·교육 등 R&D 전 과정을 일거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분산된 업무 환경을 통합한 덕분에 R&D 인력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임직원들을 위해 내년 3월에는 직장 보육시설 ‘티맥스 어린이집(가칭)’도 열 계획이다.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 사옥 주차장 한켠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임직원이 원하는 대로 시설을 갖춘 덕분인지 경영 성과도 쑥쑥 좋아졌다. 티맥스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801억원으로 2013년 대비 12.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93억원을 기록했다. 장 대표는 “세 개 건물에 나뉘어 있던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터 직원 700여명이 한곳에 모이게 돼 한 건물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우수한 R&D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신사옥 입주와 더불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시장은 세계 시장의 2% 수준에 불과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가 국내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시장의 42%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지속성장을 위해서 해외 공략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티맥스소프트 사옥 내 대형 피트니스 센터 ‘티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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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소프트 사옥 내 임직원 북카페 ‘티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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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인력 확보해 해외 시장 공략이를 위해 신사옥인 티맥스타워에 10개 해외 법인이 동시에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5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식 대강당과 글로벌 컨퍼런스가 가능한 회의실도 갖췄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 어울리는 시설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이미 미국과 일본 등 다수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브라질 법인과 올해 캐나다·인도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투자에 나섰다. 올해 초에는 중국 최대 서버 제조 회사인 인스퍼와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인스퍼 서버에 DBMS 제품인 ‘티베로’를 미리 탑재해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AWS)’에서도 DBMS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R&D센터 공간이 넓어진 만큼 우수 인력도 충원한다. 장 대표는 “신사옥 이전도 우수 R&D 인력 채용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쾌적한 환경에서 창의적 기술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옥 이전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맞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도약의 첫 걸음”이라며 “티맥스소프트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톱5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