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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로 본 대한민국 인구 변천사] 인구 구성 ‘종형’에서 ‘항아리형’으로 

4인 가구 줄고 1~2인 가구 급증 … 올해엔 경력단절·출산시기도 조사 대상 


5년에 한 번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가 시작됐다. 10월 24~31일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한 1차 인터넷 조사가 실시됐고, 11월 1~15일엔 방문 면접조사가 진행된다. 인구 센서스는 19회째다. 근대적 기법을 갖춘 인구센서스는 1925년 시작해 지금까지 18차례 진행됐다. 주택에 관한 조사가 함께 시행된 건 1960년, 인터넷 조사 방식이 도입된 것은 2005년이다.

그간의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인구센서스에서 직전 조사보다 인구가 감소한 것은 북한 지역 인구가 제외되기 시작한 1949년 밖에 없다. 가장 큰 폭으로 인구가 증가한 건 1960~1966년 사이다. 당시 약 417만명이 늘었다. 1955년부터 1980년까지는 5년마다 평균적으로 약 300만 명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1995년 조사부터는 증가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저출산으로 유소년 인구가 감소한 게 주된 원인이다. 인구 피라미드 역시 유소년, 청장년층이 두껍고 노령 인구가 적은 종형에서 항아리형 구조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의 빠른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성별로 보면, 1944년 이후 남성 인구는 여성보다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여성 인구가 남성을 추월했다.

가구수는 처음으로 조사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첫 조사에서 약 800만 가구였던 것이 2010년 약 1730만 가구로 늘었다. 완만해진 인구 증가에 비해 증가 속도가 크게 줄지 않았다. 구성원 4인 이하 가구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1980년까지만 해도 가구원 수에 따른 가구 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4인 이하 가구와 이상 가구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4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컸다. 그러나 2000년을 기점으로 4인 가구도 줄고 대신 1~2인 가구가 급증해 2010년에는 1·2인 가구가 각각 4인 가구의 수를 앞질렀다. 이제 가족의 기준이 4인이 아닌 것이다.

2005년 여성 인구가 남성 추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으로 인구 밀집 형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1985년 이후 경기도의 가구수 증가 곡선이 가파르다. 서울시의 가구수 증가율이 1990년 이후 주춤한 것과 달리 경기도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고, 2005년엔 서울시의 가구수를 추월했다. 위성도시 위주로 신도시 개발이 집중된 결과다.

한편, 올해 인구 센서스 조사방식에도 큰 변동이 있다. 전수조사가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전환됐다. 인구센서스는 전 국민을 상대로 성별·연령 등 기본 내용을 묻는 전수조사와 일부를 선정해 심층 내용을 파악하는 표본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전수조사가 집집마다 조사원이 방문하는 것이 아닌 주민등록부 등 24종의 행정자료를 활용해 파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대신 표본조사(인터넷+방문조사) 규모가 종전 10%에서 2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 20%인 360만 표본가구만 조사를 받는다. 표본조사의 항목 수도 늘었다. 기존에 전 국민 대상으로 물었던 교육 정도, 혼인 상태, 종교, 주거 시설 등의 항목이 표본조사로 변경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바뀌면서 행정 자료로 알 수 없는 항목은 조사방식을 표본조사로 바꿨다”고 말했다.

새로 생긴 항목도 있다. ‘자녀 출산시기’ ‘결혼 전 취업 여부’ ‘경력 단절’ ‘일상생활 및 사회활동 제약’ 등이 올해 처음 조사항목에 포함됐다. 여성 취업, 출산률과 밀접한 사안들이다. 인구총조사의 조사항목은 통계청이 각 정부부처로부터 필요로 하는 항목을 수렴한 뒤 별도의 전문가 자문과 현장 응답 테스트를 거쳐 국가통계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객관적 응답이 가능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시의성이 있는 항목을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시대마다 조사항목도 달라져


인구센서스에서 새로 생기거나 사라진 항목을 보면 당시의 시대상이 드러난다. 예컨대 주택관련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60년대에는 굴뚝·아궁이·대청마루 상태 항목이 있었지만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제외됐다. 1990년대에도 부엌·화장실·난방 등을 묻는 항목이 있었는데, 이는 당시 아파트의 전국적 보급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늘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1970년대부터는 취업 여부 및 구직활동, 주거지와 학교·직장이 멀어지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는 통근·통학 시간 및 교통수단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컴퓨터·인터넷·통신기기 활용도 역시 항목에 있었지만 이들이 보편화되면서 제외됐다.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1309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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