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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 ‘자린고비’ 대처법] 실손보험 중복가입은 낭비 

성별·연령별로 보험료 크게 달라 … 자동차보험은 특약 할인 꼼꼼히 따져야 


▎사진:연합포토
summary | 오는 11월부터 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내년부터 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자유롭게 인상할 수 있게 되면서다. 경기불황에 한푼이라도 더 아껴야 하는 보험 가입자들을 위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실손보험은 중복가입을 피하고, 자동차보험은 특약에 따라 할인이 되기 때문에 내 차에 맞는 특약 조건과 상품을 골라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이 넘는다.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한 셈이다.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다. 매년 가입자들이 늘고 있는 실손 보험이 내년부터 보험료가 최대 30%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산정에 바탕이 되는 위험률 조정한도(±25%)를 폐지키로 하면서 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자유롭게 인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운전자라면 의무 가입해야 하는 운전자 보험 역시 보험료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11월 11일부터 개인용 차량 보험료를 4.8% 인상키로 했다. 흥국화재는 11월 중 개인용 보험료를 5.9%를 올리기로 했고, 메리츠화재도 올해 안에 보험료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는 교통사고가 크게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가운데 보험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상 이유로 든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9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4%에 달한다. 보험사들의 손익분기점인 손해율은 77%다.

보험료 인상에 이어 내년부터는 특정 차종의 수리비가 전체 차량 평균 수리비의 120%를 초과할 경우 ‘특별할증요율’도 부과한다. 수리비가 비싼 차일수록 할증요율이 더 커져 기존보다 많은 자동차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잇따르는 보험료 인상, 조금이라도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실손보험료 아끼기


▎일러스트:중앙포토
실손보험료를 아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실손보험 상품이 중복으로 가입돼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여러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두 보상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실손보험은 의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치료비에 대해서는 자기부담금 10%, 보장하지 않는 치료비는 20%를 제외(선택형 기준)하고 본인이 지출한 의료비만 보상받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을 이중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


보험이 갱신될 때 마다 보험료를 상품별로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실손보험은 지난 2009년 가입한 보험의 경우 보통 3년, 이후에 가입한 보험은 보통 1년에 한 번 갱신되는 ‘갱신형 보험’이다. 갱신형 보험은 납입기간과 보장기간이 같은 전기납 상품이다. 즉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는 보장 기간 동안 모두 보장을 받아 앞으로 보장을 위해서는 새롭게 갱신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보험료는 가입자들의 위험사고 발생률, 의료비 등을 반영해 재산출 된다.

실손보험은 대부분 보험료를 내면 돌려받지 못하는 소멸성 상품이다. 아이에프에이 박범렬 FA는 “실손보험의 보장 내용은 대게 비슷하기 때문에 갱신 이후 보험료가 생각보다 비싸졌다면 보험료를 상품별로 비교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입자가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지 적은지를 고려해 보험 유형을 선택하는 것도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실손보험 유형은 표준형과 선택형으로 나뉜다. 표준형과 선택형의 비급여 부분 자기부담금 비율은 모두 20%다. 그러나 표준형과 선택형의 급여부분 자기부담금은 10% 또는 20% 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만약 가입자 의료비가 10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하자. 가입자가 급여부문 자기부담금을 10%로 선택했다면 자기부담 1만원 제외하고 9만원을 돌려받는다. 20%를 선택하면 자기부담금 2만원을 제외하고 돌려받는다.

상품 가입 중간에 특정 질병이 발생했다면 기존 가입상품을 갱신하거나 유지하는 게 오히려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이미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에서는 질병이 발생했다고 갱신이나 재가입을 거절할 수 없지만 신규 가입시 거절 당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보장내용·가격 따져야

아직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성별 또는 연령대를 잘 고려해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찾는 것이 좋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0세 기준으로 보험료(단독표준형, 급여부분 자기부담금 20% 기준)를 산출한 결과, 남자의 경우 가장 비싼 보험사는 NH농협손보로 1만5158원이었다. 여자는 삼성화재로 1만8128원이다. 반면 가장 저렴한 보험사는 롯데손보로 남자는 1만398원, 여자는 1만2525원이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선택담보나 상품에 따라 연령별로 보험료 차이가 난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 보험료가 남성보다 낮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성들의 여성질환 발생 등 위험률이 남성에 비해 높아 보험료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실손보험의 가입 연령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65세까지 가능하다. 65세가 넘었다면, 50세부터 75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이나 상해 등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직접 상품설계를 받고 보장항목과 보험료를 모두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보험사를 갈아타거나 신규로 가입할 경우 보험금을 잘 지급해 주는 회사인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실손보험은 보험금 청구를 자주 하는 만큼 보험금 지급이 원활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보험청구건수 대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건수를 비율(%)로 산출하는 ‘보험금부지급률’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낮을수록 보험금을 잘 지급해 준다는 뜻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험금부지급률이 가장 낮은 곳은 AXA손해보험으로 0.37%다. 그 다음으로 신한생명(0.41%), 메리츠화재(0.48%), 동부화재(0.61%), LIG손보(0.78%) 등의 순이다. 반대로 가장 높은 곳은 에이스손보로 2.42%다. AIG손보(1.91%), 흥국화재(1.5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 보험료 아끼기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사고로 자신이 입은 피해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입힌 인적·물적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료는 연령별, 차종별, 운전경력, 사고유무 등을 통합해 보험료가 산출되기 때문에 회사별로 차이가 난다. 자동차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 가구에 차량이 2대 이상이라면 동일한 보험사에 가입하고, 운전자의 범위를 좁힐 수록 비용이 줄어든다. 개인용 승용차라면 운전자의 범위를 가족 전체로 하지 말고 실제 운전자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 보험 가입자 혼자만 운전한다면 기명 1인, 부부만 운전한다면 부부운전, 가족 중에서 2~3명이 운전한다면 가족 기명 2인 또는 3인 등 가족운전자 외 기명 운전자 추가 등의 특약을 선택하면 10~15% 가량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자동차 보험료를 일시납으로 결제하면 보험료가 조금 저렴해진다. 분할로 납부할 경우 납입 횟수에 따라 1년 보험료의 0.5~1.5%의 금액을 더 내야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보험을 찾는다면 전화나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다이렉트 보험’이 적합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개인 자동차보험의 온라인시장 점유율은 36.9%를 차지해 최근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10명 중 3~4명은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다이렉트 보험은 보험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가입하기 때문에 설계사 수수료를 줄여 보통 10~15% 가량 저렴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다이렉트를 통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면 오프라인 판매채널에서 가입했을 때 보다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15.8% 싸다. 최근에는 중소형 손해보험사 이외에 대형 손해보험사 등이 다이렉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고 시 출동 서비스나 보상 체계 등의 서비스도 개선돼 오프라인 보험사와 큰 차이가 없다.

전화·인터넷으로 ‘다이렉트 보험’

다만,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 보험가입을 위해 보험사별 사이트에 보험료 견적을 모두 확인해 봐야 한다.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 자동차보험료 비교조회시스템을 이용하면 비교해 볼 수 있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자동차 보험 만기일이 30일 이내이고,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거친 뒤 차종과 등록 연도, 차량 옵션과 정보를 써넣고 가입할 담보 등을 선택하면 보험료 견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달았다면 블랙박스 할인 특약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 2009년부터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에 대해 보험료의 2~5%를 할인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블랙박스 상품도 출시된 만큼 차량에 아직 장착하지 않았다면 설치하도록 하자. 자동차 보험 가입 후 블랙박스를 설치한 경우에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라면 ‘마일리지 할인’ 특약을 챙겨야 한다. 보험 가입 후 1년 간 주행한 거리가 보험 가입할 때 약정한 주행거리 이하인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이다. 가입할 때 할인을 받는 선할인과 만기 후에 받는 후할인 방식이 있다. 약정 주행거리는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보통 연간 주행거리가 3000Km(또는 2000Km, 4000Km) 이하, 3000 Km 초과 5000Km 이하, 5000 Km 초과 1만Km 이하 등으로 나뉘며 약정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할인율이 높다.

에어백 숫자 많을수록 할인

동부화재는 후할인 방식 기준으로 주행거리 3000Km 이하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를 최대 22%까지 할인해 준다. 주행거리 3000~5000km 이하는 17%, 5000~1만km 이하는 12%를 할인 받을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도 3000㎞ 이하 일 때는 보험료의 30%를 할인해주고, 5000㎞이하일 때는 24%, 1만㎞ 이하는 19%를 할인해준다. 그러나 보험 만기 때 보험 가입 후 실제 주행한 거리가 약정 주행거리를 초과했다면 할인 받은 금액을 보험사에 돌려줘야 한다. 주행거리 증명방법은 간단하다. 보험 가입할 때와 만기가 됐을 때 각각 주행거리가 나온 계기판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보내면 된다.

평일 중 특정 요일에 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승용차요일’ 특약을 고려해 볼만 한다. 자동차 보험에서 주중(월~금)에 보험 가입자가 정한 하루를 선택하고, 해당일(오전 7시~오후 10시) 운행을 하지 않으면 보험 만기 시 자동차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특약이다. 법정 공휴일인 평일을 제외하며 1년 동안 이를 지키면 보험료를 평균 8% 이상 할인해 돌려준다. 연간 운행거리와 관계없이 지정 요일 운행 여부로만 보험료 할인이 되기 때문에 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OBD)가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단 OBD장치는 2000년 이후 출고된 개인 승용차에만 장착이 가능하며, 일부 차종은 장착이 불가능하다. 이는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승용차 요일 특약은 1년 동안 3번까지는 위반해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 가입 기간 중 3회 초과해 요일제를 위반하거나 약정일에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이 지급되면 1년 뒤 재 가입시 특별 할증이 적용된다. 그리고 승용차 요일 특약과 마일리지 할인 특약은 중복가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특약 중 자신에게 적합한 특약을 선택해야 한다. 차량 에어백도 운전석 이외에 조수석과 뒷자석까지 장착했다면 할인율이 높아진다. 신차 출고 시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됐거나 출고 후 개별적으로 창작해도 할인 적용되므로 미리 보험사에 알려주는 것이 좋다.

경미한 사고가 일어나면 보험 처리를 하지 않는 것도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사고 처리를 할 때마다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이다. 개인마다, 가입한 보험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전화통화 없이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삼성화재는 애니카 다이렉트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보험처리 시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는 ‘보험처리 할까 말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처리 하는 경우 향후 3년간 늘어날 보험료를 미리 계산해 알려준다. 당장 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사고금액이 부담된다면 우선 보험처리를 하는 게 좋다. 나중에 보험금을 다시 보험사에 환입하는 방식으로 보험처리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1309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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