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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돌풍’ 위례신도시의 민낯] 집들이 했는데 흙먼지만 풀풀 

교통·병원·상가 등 기반시설 태부족... “강남권에서 싼 전세 얻을 기회” 주장도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동을 보면 아직 절반도 입주하지 않은 것 같아요. 최근 들어 지하철역으로 나가는 버스가 늘긴 했는데 주변에 병원도, 식당도 없어서 생활하기는 꽤 불편해요.” 지난 3월 23일 늦은 오후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일대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한 아파트 입주민은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북적거려야 할 위례신도시가 요즘 썰렁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삐죽 솟은 아파트와 공사 현장뿐이다.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했지만 덤프트럭 등 중장비 작업 소리로 한낮인 양 시끌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와 기반시설 공사로 인해 먼지는 끊임없이 풀풀 날렸다. 단지 내 상가에는 부동산 중개업소만 줄지어 들어서 있고, 정작 실생활에 필요한 약국·병원·식당 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도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 하남시 일대에 677만4628㎡ 규모로 조성되는 위례신도시는 ‘강남권 신도시’라 불리며 청약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곳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6월 내놓은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아파트는 평균 16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03대 1이나 됐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인기가 좋아 아파트 분양권에는 최고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이 붙기도 했을 정도다.

막상 입주를 시작하자 입주율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례동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준공된 위례신도시 아파트(7개 단지, 9900여 가구) 중 3곳의 입주율이 3월 22일 현재 50% 안팎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올해 1~2월에 입주를 시작한 하남시 학암동 에코앤롯데캐슬과 위례그린파크푸르지오는 입주율이 평균 45% 정도다. 지난 2월에 입주했다는 30대 주부 정모씨는 “밤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돌아다니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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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8호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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