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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오 창업학 박사의 스마트 창업③] 블루오션 프랜차이즈 고르는 3가지 전략 

대안재로 방향 선회, 전략적 그룹 관찰, 非고객으로 타깃 전환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이사

▎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 ‘커브스’는 ‘전통적인 헬스클럽’과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장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요소는 제거하거나 줄여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궁극적으로 잉여이익이 남지 않는 시장이다. 다만, 유망 업종이나 유행 업종을 남보다 먼저 시작하면 시장의 선점효과는 누릴 수 있다. 그것도 근자에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어 선점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더구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다수는 기업 내부의 자원이 영세해서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하다. 가끔 기술력(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의 차별화를 내세워 등장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한동안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다른 산업보다는 그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어떻게 블루오션 업종을 창출할 수 있을까?

블루오션 업종이란 경쟁이 없는 차별화된 업종을 말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어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15년 정도 시장을 지배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봤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가 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5년 이상만 시장을 지배해도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스크린 야구가 새로운 여가 대안재 될까

블루오션 시장으로 가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의 가치를 재검토해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은 이 중 후자에 주목한다. 산업구조를 재구축하고 기존 시장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 대안산업을 찾는 방법이 있다. 대안재는 대체재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골프존은 골프를 가벼운 운동이나 오락처럼 즐기게 하는 실내 스크린 골프를 대중화시켰다. 골프도 당구처럼 가볍게 치고자 하는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몇 시간 동안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대안재가 된 것이다. 이미 곳곳에 꽉 들어선 노래방, PC방 등 코쿤 문화로 새로운 대안재의 등장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또 골프존은 정통 골프를 치려는 기존 수요 너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골프 연습장이나 야외 필드 골프장보다 저렴한 비용과 편의성이라는 고객가치로 골프를 거부하는 고객과 미개척의 잠재수요를 끌어들였다. 이제 실내 스크린 골프방도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 여가·오락·코쿤 문화의 다음 대안산업은 뭘까? 실내 스크린 야구장이 그 대안재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략적 그룹(strategic group)을 관찰해서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전략적 그룹이란 한 산업 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의 무리를 말한다. 보통 전략적 그룹은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계층화되는데, 가격이 높으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략적 그룹은 다른 전략적 그룹에는 신경 쓰지 않고 경쟁관계로도 보지 않는다.

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 ‘커브스’는 미국 피트니스산업에 존재하는 두 개의 전략적 그룹, 즉 ‘전통적인 헬스클럽’과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중요한 장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요소는 제거하거나 줄여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전통적인 헬스클럽의 특별한 운동 기구나 여성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은 없애고, 여성들에 친숙한 사교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하루 30분이면 모든 운동을 끝내도록 설계해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단점을 극복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은 나태해지기 쉬워 운동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커브스는 월 회비도 싸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비용도 낮아서 회원 수와 가맹 점포 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카페베네는 고급 카페와 일반 커피 전문점의 전략적 그룹의 장점을 잘 살려서 블루오션 시장을 열었다. 홍대앞, 이태원, 압구정 로데오거리 및 전국 주요 상권에 있는 고급 카페는 차별화된 메뉴와 세련된 인테리어 분위기로 일부 프리미엄 고객층의 인기가 높다. 이와 달리 일반 대중은 가까운 커피 전문점을 찾거나 인스턴트 커피를 먹는다. 이 두 전략적 그룹을 관찰해 고급 카페의 장점인 인테리어 분위기를 조금 슬림화하여 유럽풍 빈티지로 바꾸고, 커피나 음료 외의 메뉴도 요리가 필요한 것은 없애고 간단히 내놓을 수 있는 와플, 젤라또아이스크림, 조각케익 등에 한정했다. 주요 고객인 2030 여성들이 가까운 곳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커피 및 음료와 함께 간단한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카페베네는 요리가 필요한 번거로운 메뉴를 없애고, 아르바이트 직원만으로도 점포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자 중산층 창업 희망자들이 너도나도 가맹점을 열면서 카페베네는 한동안 국내 창업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업종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처럼 미투(me-too) 브랜드가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장은 몇 년 못 가서 레드오션에 빠져버리기 일쑤다. 이제 카페는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해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

기존 고객 외에 ‘비고객’에 눈을 돌려 시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영국 샌드위치 전문점 ‘프레타 망제’는 레스토랑 수준의 샌드위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패스트푸드점보다 빨리 제공해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했다. 매장 시스템을 표준화시켜 바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음식을 만들어 진열하고, 주문도 받지 않고 서빙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수퍼마켓에서 하는 것처럼 직접 골라 계산하면 돼,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90초 정도에 불과하다. 파리바게뜨도 매일 구운 신선한 빵을 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고르도록 해 품질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협력업체를 통해 제빵 기사를 각 가맹점에 소개해주기 때문에 제빵 기술 없는 초보자도 창업할 수 있어 가맹점이 빠르게 증가했다.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할 방안 고민해야

치킨시장은 레드오션 시장이다. 여기서 굽네치킨은 기름에 튀기지 않는 구운 치킨을 판매해 건강을 중시하는 치킨시장의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한식뷔페 ‘풀잎채’는 샐러드 바와 함께 다양한 한식요리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고, 커피·음료·아이스크림 등 디저트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게 만들어 4050 여성층을 주 고객으로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풀잎채는 점포 운영을 본사에서 직접 관할하고, 창업자는 투자하고 배당을 받는 투자형 창업상품으로 새로운 창업수요를 견인했다. 크린토피아는 저렴한 가격에 세탁은 물론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나홀로 가정뿐 아니라 바쁜 직장 여성과 알뜰 주부들의 마음까지 얻으면서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중앙 집중식 세탁공장을 운영, 세탁 기술이 없는 일반인도 점포운영에 문제없이 소자본 창업에 나설 수 있다.

강병오 -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국내 1호로 창업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FC창업코리아 대표이사와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글로벌 프랜차이즈학과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창업가정신, 벤처창업, 프랜차이즈 전략 및 자영업 창업 등이다.

1331호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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