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자기 생각의 오류에 속지 말라 

자신을 잘 모르거나 자신만 옳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직원들에게 화를 내면 관계도 나빠지고 조직 분위기도 나빠진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아무리 화내지 않으려고 해도, 성격이 급해서 화가 잘 참아지지 않습니다.” 코칭을 하면서 많이 듣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성격이 급해서 화를 내는 걸까? 아니다. 아무리 성격이 급하다고 해도 상사에게 화를 내진 않는다. 어떤 재앙이 초래될지 잘 알기 때문이다. 만만한 사람에게 화를 낼 뿐이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대체로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화를 내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마음이 무의식에 깔려있는 것이다. 셋째,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게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다.

화를 내는 3가지 이유

‘화를 내면 많은 것이 망가지는 걸 잘 아는데도, 화가 잘 참아지지 않는다’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니다. 잘 아는 게 아니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32층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면 뛰어 내리겠는가?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뛰어 내리지 않을 것이다. 즉사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2층에서 뛰어내려보라고 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잘하면 낙법을 통해 손끝 하나 다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치더라도 치명상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무의식에 그 행동을 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환자를 치료할 때, 병식(病識, 병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치료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자신이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할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의 병에 대해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첫걸음이라고 한다. ‘잘 아는 데도 실천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병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과 같다.

코칭을 시작할 때 5명 내지 10명 정도의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코칭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인터뷰 결과를 알려주면, 그걸 겸허하게 수용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코칭의 효과가 좋다. 그런데 인터뷰 결과를 알려줘도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오해하고 있다. 자기에 대해서는 자신이 잘 알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잘 알겠느냐?’는 거다. 이런 경우에 코칭은 처음부터 난항을 겪는다. 자신에 대한 ‘병식(病識)’부터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어떤 부분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가요? 그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심각한 상태가 아닌 사람들은 이쯤에서 알아차린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모습과 타인이 생각하는 저의 모습이 다른 이유는, 저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았거나, 제가 의도와 다른 행동을 했거나, 제가 생각만 하고 실제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경우에도 코칭은 비교적 잘 진행된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고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른 이유가 뭔지 물으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대답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 잘 모른다. 자기를 오해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틀렸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독선적이라고 한다.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독불장군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의 덫’에 걸려있다. 이들은 ‘절대 아닙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너무나 당연합니다’라는 말을 주로 한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고집을 부리기 때문에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다. 그래서 일할 때 매우 힘들다.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어렵게 일하고, 즐겁게 끝낼 수 있는 일도 심각하게 처리한다. 마치 화가 난 사람처럼 일한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마치 적군과 싸우듯이 일한다.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옳지 못한’ ‘무지 몽매한’ 사람들이다.

셀프코칭으로 마음 다스리기

코치는 상대방이 성찰하고 전환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생각의 근거는 뭡니까? 그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됐습니까? 그 생각의 반대 측면은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면서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깨닫기도 하고, 생각이 전환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일방적 생각에서 빠져나온다.

셀프코칭을 통해서도 자기 생각의 오류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이 생각의 근거는 뭐지? 이 생각은 어디로부터 비롯됐지?’ 이렇게 자신에게 묻는 게 바로 ‘셀프 코칭’이다. 어떤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저 사람, 왜 저래?’라고 속으로 짜증을 내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럴 땐 자신에게 물어야 된다. ‘나는 왜 저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 거지? 이유가 뭐지? 이 생각의 근거가 뭐지?’ 이렇게 자신에게 물을 때 비로소 성찰이 일어나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얼마 전에 부하직원들에게 강압적이고 습관적으로 언어폭력을 하는 사람을 코칭한 적이 있다. 이 분은 매순간 화난 사람처럼 일하고 있었다. 왜 화가 나는지 물었다.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화가 납니다. 스타일이 안 맞으면 화가 납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일을 잘 못하면 화가 납니다….”

이 분이 화나지 않고 일하는 순간이 있을까? 안타까웠다. 이 분에게 셀프코칭을 할 것을 요청했다. ‘화가 날 때 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나는 지금 왜 화가 나지? 화가 나는 이유가 뭐지?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뭐지?’

물론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미 불같이 화를 내고 말았을 테니까…. 그래도 해보자고 요청했다. ‘10번 중에 한 번 알아차려도 성공이다. 계속해서 성공률을 높여가면 된다’고 다독였다. 이 분은 셀프코칭을 하면서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가 일방적인 자신의 생각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알아차림의 과정을 통해 지금은 화를 내는 횟수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상대방이 마음에 들거나 기분이 좋거나 어떤 일에 대해 신이 날 때도 ‘나는 왜 신이 나지? 나는 왜 기분이 좋지?’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차릴 수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성철스님은 이를 일컬어 ‘자신에게 속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1347호 (2016.08.15)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