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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낸시 로페즈 : US여자오픈 2위만 4번낸시 로페즈는 1978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혜성같이 등장해 그해 5연승을 포함해 9승을 휩쓸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다른 종목을 모두 제치고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될 정도였다. 이후 28년 간 LPGA투어 생활을 하면서 총 48승을 쌓아올렸지만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서만 3승을 거두었다. 유독 US여자오픈과는 인연이 없어서 평생 4번 준우승을 거뒀다. 가장 안타까운 건 1997년 US여자오픈에서 4일 모두 60대타수를 친 첫 번째 선수가 되었는데도, 하필 그 해에 귀신같이 타수를 몰아친 알리슨 니콜라스에 이어 2위를 한 것이다.
③ 그렉 노먼 : 마스터스 6타차 선두 놓쳐‘백상어’라는 별명의 호주 골퍼 그렉 노먼은 PGA투어에서는 20승이지만 호주투어에서 31승을 하는 등 생애 91승을 했다. 영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디오픈에서 2승한 것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마스터스에서는 2위만 3번, US오픈 2번, PGA챔피언십 2번으로 메이저 준우승만 7번이다.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마스터스를 놓친 아쉬움이다. 1986년의 첫 준우승은 잭 니클라우스가 46살의 노장 투혼을 발휘해 어쩔 수 없었다. 이듬해는 래리 마이즈와 연장전까지 갔으나 두 번째 연장 홀에서 50야드 피치 샷을 그대로 집어넣으면서 결국 그린재킷을 입지 못했다. 9년이 지난 1996년에는 4라운드를 6타차 선두에서 출발했으나, 결국 그날 6오버파 78타를 치면서 닉 팔도에게 역전당하면서 또다시 그린재킷을 입지 못했다.
④ 아놀드 파머 : PGA챔피언십 2위만 3번1954년 프로에 데뷔해 2006년 은퇴할 때가지 53년 간 ‘킹(the King)’으로 불렸던 아놀드 파머는 메이저에서 7승을 했으나 유독 PGA챔피언십과는 인연이 없었다. 1964, 68, 70년에 걸쳐 세 번이나 2위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1968년 텍사스주 피칸밸리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2.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줄리어스 보로스와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 타 차로 우승을 놓쳤다. 이로써 파머는 엄청난 인기와 뛰어난 실력에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차지하진 못했다.
⑤ 루크 도널드 : 메이저 우승 없는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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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필 미켈슨 : US오픈 2위만 6번1993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필 미켈슨은 PGA투어 42승을 쌓은 베테랑이자 숏게임에서는 역대 최고로 꼽힌다. 2004년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메이저 우승을 5번이나 쟁취했으나 하나가 부족하다. US오픈을 그토록 우승하고 싶어했지만 번번이 놓쳤다. 심지어 2위만 6번이나 했다. 2006년 윙드풋에서 열린 대회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자멸했다. 마지막 홀에서의 황당한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내가 왜 그랬을까.” 미켈슨이 경기를 마치고 난 후 얼떨결에 뱉은 자책이다. 올해 디오픈에서 헨릭 스텐손과 마지막 날까지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인 만큼 내년을 기대해봐야 한다. 그의 기량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
⑦ 세르히오 가르시아: 최고의 샷에도 메이저 무관스페인의 골프 신동으로 불리는 세르히오 가르시아도 나이가 먹었지만 1999년 PGA챔피언십에서 19살 나이에 출전했을 때는 대단했다. 타이거 우즈를 거의 누를 뻔했다. 그 후로 20여년이 지나도록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다. ‘메이저 우승 없는 가장 뛰어난 선수’ 항목에서 그를 빠뜨리지 않는다. 2007년 카누스티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2.4m 퍼트를 놓쳐 우승을 놓치고 패드레이그 해링턴과의 연장전에서 패한 것이 안타까울 듯하다. 가르시아는 대회를 마치고 “코스보다도 그들과 싸워 이겼으나 패했다”라고 말했는데 아마 그것이 골프의 신을 노하게 만들지 않았나 짐작도 나온다. PGA투어 9승을 포함해 통산 29승을 거뒀지만 마스터스 4위, US오픈 3위에 디오픈과 PGA챔피언십은 두 번씩 2위를 해 메이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⑧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 우승의 저주매년 4월 초순에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는 1960년부터 대회 하루 전날 정규 대회 코스 옆 파3 9홀 코스에서 파3 콘테스트가 열린다. 출전 선수의 가족들이 캐디가 되어 어울리는 이벤트 경기인데 56년 동안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은 적이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2011년 루크 도널드가 우승했으나 본 게임에서는 놓쳤다.
⑨ 메이저 대회 63타만 30회메이저 대회에서 한 라운드 최저타는 63타로 30번이나 나왔다. 1973년 조니 밀러가 US오픈 마지막 날 작성한 63타가 시작이다. 올해 디오픈에서는 필 미켈슨이 첫 날, 마지막 날에 헨릭 스텐슨이 기록했다. PGA챔피언십에서는 로버트 스트렙이 63타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63의 벽은 번번히 가로막혔다. 기록 경신에 가장 근접했던 적은 1986년 디오픈 2라운드에서 그렉 노먼이 마지막 홀을 스리퍼트한 63타다. 1980년 US오픈 1라운드에서 잭 니클라우스가 90cm 퍼트를 놓친 63타, 타이거 우즈가 2007년 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퍼트가 돌아나오면서 친 63타, 올해 디오픈에서 9m 버디 퍼트가 홀컵을 훑고 돌아나온 필 미켈슨의 63타도 안타깝다. 미켈슨은 “저주라도 걸린 것처럼 볼이 안 들어갔다”고 말했다. 메이저 아닌 PGA투어 대회에서는 60타수 이하 스코어도 30회(60타 23번, 59타 6번, 58타 1번)나 나왔다. 짐 퓨릭이 올해 트래블러스챔피언십 마지막 날 58타를 경신했다. 정규 대회에서는 63타가 주목받지 못하지만 메이저에서는 늘 63타에서 막혔다.
⑩ 86년 동안 나오지 않은 캘린더 그랜드슬램보비 존스는 1930년 한 해에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후로 86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2000년 US오픈에서부터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한 해 지나 4개 대회를 휩쓰는 이른바 ‘타이거 슬램’을 달성한 적이 있을 뿐이다. 벤 호건은 1953년에 아직 메이저로 인정받지 못하던 디오픈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미국 메이저 대회를 휩쓴 적이 있다. 조던 스피스는 2015년에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우승했다. 하지만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디오픈에서는 한 타 차로 연장전에 나가지 모했고, PGA챔피언십에서는 제이슨 데이에 이어 2위였다. 아마추어로 머문 보비 존스의 혼이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