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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금연정책 효과 볼까] 경고 그림 담뱃갑 본격 유통, 캡슐 담배도 규제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시행 18개국 흡연율 전년 대비 4.2%p 감소 … 보건당국, 박하향 등 가향 성분 담배 분석 중

▎사진: 보건복지부
최근 TV에선 공포를 주는 모습은 없지만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를 볼 수 있다. “혀의 삼분의 일을 잃었습니다. 32년의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렸어요.” 광고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실제 흡연 피해자인 55세 임현용(가명)씨다. 임씨는 고교 졸업 이후 하루 한 갑 반씩 30년 넘게 흡연했다. 지난해 4월 목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그해 6월 구강암 확정 판정을 받은 뒤 혀의 3분의 1을 절제하고 이식 수술을 했다. 혀뿐만 아니라 암이 전이돼 목의 림프선까지 절제했다. 수술 뒤 약 3개월간 항암·방사선 치료를 거쳐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임씨는 “젊은 시절부터 농사와 건설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줄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웠던 것이 암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시간, 수술 여파로 인한 어눌한 발음으로 하는 본인의 이야기, 담배와 헤어지는 이미지가 광고에 담겼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새로운 형태의 증언형 금연 광고를 제작해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던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씨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후 14년 만에 내보낸 증언형 금연 광고다. 미국에서도 후두암에 걸린 흡연 피해자가 증언형 금연 광고에 나온 이후 금연 상담 전화가 132% 늘고, 금연 웹사이트 방문이 428% 증가했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현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미국질병예방센터의 가장 효과적인 금연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증언형 금연 광고(Tips from former smoker)를 한국 실정에 맞게 구성했다”며 “과거와 달리 유명인이 아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흡연자가 흡연의 폐해를 피부로 느껴 금연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경고 그림 도입 국가 흡연율 줄어


복지부가 이런 증언형 금연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지난해 12월 23일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에 따라 금연 관련 정책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 법령의 핵심은 경고 그림 의무화 제도다. 출고되는 모든 담뱃갑 앞·뒷면에 흡연의 해로움을 나타내는 그림이나 사진을 의무적으로 실어야 한다. 시각적 이미지는 경고 문구에 비해 눈에 잘 띄고 메시지 전달 효과가 높다. 특히 호기심 많은 어린 학생들이 담배의 폐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001년 캐나다가 처음 도입했다. 유럽연합(EU) 28개 국가를 포함해 현재 세계 100여 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경고 그림을 대표적인 ‘비가격 정책’으로 담배 규제기본협약(FCTC) 가입국에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2012년부터 경고 그림 표시 의무화를 추진해 2015년 6월 법이 통과됐다. 1986년 담뱃갑에 경고 문구가 표기된 지 30년, 1905년 한국의 첫 궐련(얇은 종이로 말아놓은) 담배인 ‘이글’이 생산된 이후 110여 년 만에 실시되는 강력한 금연 정책이다. 경고 그림이 표기된 담배는 잘 팔리는 제품을 중심으로 1월 중순 이후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이전에 담배 공장에서 출고된 기존 담배의 재고가 소진되는데 통상 한 달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경고 그림 제도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이미 큰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브라질의 경우 제도 시행 뒤 전년에 비해 흡연율이 최대 13.8%포인트 낮아졌고, 분석이 이뤄진 18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4.2%포인트 감소했다. 캐나다에서는 경고 그림이 흡연자가 될 가능성을 12.5%포인트, 매일 흡연자 될 가능성을 3.2%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는 비흡연 청소년의 3분의 2 이상이 경고 그림이 흡연을 예방한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39.3%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고 그림은 단기적으로 충격을 줘서 흡연율을 확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지만 장기적인 금연 효과를 기대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판매를 앞두고 경고 그림을 가리는 판매 행태에 대해 제재도 가할 계획이다. 담배를 옆으로 넣어 경고 그림을 안 보이게 하거나, 스티커 등을 통해 가리는 행위를 금지할 방침이다.

향·맛 캡슐 담배 규제 첫걸음

정부는 금연 정책 드라이브에 더욱 가속 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새로운 타깃은 캡슐 담배다. 필터에 캡슐 형태로 멘톨(박하) 등 향과 맛이 첨가된 담배로 ‘가향 담배’로도 불린다. 이러한 성분은 담배 연기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거나 연기 흡입을 더 깊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청소년과 여성이 쉽게 담배를 접하도록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공주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해 국내 시판중인 캡슐 담배 29종에 존재하는 33가지 성분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 연말 연구를 마칠 계획이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해까지 이뤄진 ‘연차 실적·계획서’에 따르면 외국 담배회사들은 담배 첨가제를 공개하고 있지만, 국내 담배회사는 그동안 어떤 것을 넣었는지 기밀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국내 담배회사나 외국의 대형 담배회사의 기술이 서로 무관하지 않은 점을 비춰보면 국내 담배회사도 수많은 첨가제를 사용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미국의 5개 주요 담배회사는 미 보건국(HHS)에 오랫동안 비밀로 지켜온 599종의 담배 첨가제 목록을 제출했다. 이 목록을 토대로 담배회사가 얼마나 많은 첨가제를 사용해 담배 소비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첨가제로 인해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이 얼마나 커졌는지 연구가 이뤄졌다.

담배 첨가제는 여러 목적으로 담배에 들어가는데 대부분 주성분인 니코틴과 관련 있다. 체내 니코틴의 잔류량이 늘어나면 흡연 욕구가 높아지기 때문에 첨가제를 사용해 잔류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한다. 니코틴 흡수를 높여 주는 첨가물, 니코틴 대사를 느리게 해 니코틴의 체내 잔류량을 높게 하는 첨가물, 연소 생성물 등이 니코틴 대사를 느리게해 니코틴의 체내 잔류량을 높여주는 첨가물, 기관지를 무디게 해 많은 담배 연기가 폐에 깊이 도달하게 하는 첨가물, 독한 연기가 기관지에서 폐까지 거부감 없이 도달하게 하는 진통 효과가 있는 첨가물, 기관지 확장을 통해 담배 연기의 전달을 도와주는 첨가물, 페로몬 작용을 통해 성적 유인 효과가 있는 첨가물, 특수한 맛과 향을 즐기도록 하는 첨가물 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담배에는 40여 가지 1급 발암 물질이 있고, 가향 성분이 흡연 욕구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가향 담배가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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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호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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