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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두려워하는 10가지 샷] 마음은 온 그린, 치면 뒤땅 쇼트게임 구루의 해법은?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편집장
쇼트게임이 스코어 줄이는 핵심... 어프로치 샷은 방향보다 거리 조절이 중요

▎장거리 퍼트를 잘하려면 칩 퍼팅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출신의 골프 교습가 데이브 펠츠는 ‘쇼트게임 구루’로 불린다. 인디애나대학 재학 시절 4년간 골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지만, 취직은 물리학 전공을 살렸다. 1976년 나사를 퇴직하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뒤로는 교습가로 진로를 돌렸다. 펠츠가 아마추어 골퍼가 정말로 어려워하는 10가지 상황의 샷에 대한 독창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1. 래그 퍼트 : 치핑하듯 스트로크

골퍼는 12~30m 사이의 장거리 퍼트를 잘하지 못한다. 이 거리에서는 칩 퍼팅을 연습해보라. 평소 그 정도의 거리는 치핑을 더 많이 사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양 발 스탠스도 치핑을 하듯이 좁히고 약간 오픈해서 선다. 그리고 두 눈은 퍼팅 자세를 취한 뒤에 옆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양 눈으로 홀컵을 보면서 거리를 맞춰 스트로크 한다.

2. 벽을 마주한 샷: 클럽을 돌려 잡아라

볼이 장애물 벽 바로 앞에 놓여 있는 경우는 빈도가 잦지는 않지만, 생겨나면 흔히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다. 정상적인 상황으로는 얼라인먼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볼은 항상 페이스와 직각 방향으로 날아간다는 사실에 착안해 일반 클럽을 잡되 클럽헤드의 토우가 아래로 내려가는 왼손잡이 동작을 취해 본다. 즉, 정위치의 클럽을 180도로 한 바퀴 돌려 잡는다. 그런 다음 타깃 방향인 왼발을 뒤로 빼 클럽이 최대한 쉽게 빠져나오도록 스탠스를 한다. 스윙 궤도는 똑같이 하지만 볼은 왼쪽을 향해 탈출해 빠져나갈 것이다.

3. 숏 피치 샷 : 평소의 연습으로 내면화

그린 주변의 난이도를 높이는 해저드나 벙커 등의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을 때 아마추어 골퍼는 피치 샷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물에 상관없이 그린을 공략하려면 평소에 일정한 피치 샷을 연습해 두어야 한다. 자신의 스윙 크기에 따른 피치 샷의 일반적인 캐리와 런을 확인하고 반복 연습으로 내면화한다. 그린 앞에 연못이 있어도 그 기준에 맞춰 샷을 하면 된다.

4. 나무 사이로 빼내기 : 세트업을 달리한다


▎나무 장애물이 있을 때는 페이드나 드로우샷을 해야 한다.
볼이 나가야 할 정면에 나무 등의 장애물이 있는 경우에 하는 샷이다. 그럴 때는 상황에 따라 페이드나 드로우 샷을 해야 한다. 드로우와 페이드에서 필요한 건 스탠스다. 볼과 타깃을 연결한 선과 양 발끝을 연결한 선이 평행이 되도록 서는 게 일반적인 세트업이면 페이드에서는 사진처럼 왼발을 뒤로 빼주어 오픈 스탠스를 한다. 드로우라면 반대로 오른발을 빼서 클로즈드 스탠스를 하고 스윙은 그대로 한다.

5. 모래에 박힌 볼 : 힐과 토우를 활용한다

볼이 모래에 박혔다면 골퍼는 세 가지 경우로 나눠 탈출법을 모색한다. 첫 번째는 헤드를 최대한 열고 스탠스도 오픈한 뒤에 클럽 헤드의 힐이 모래에 먼저 들어가는 스플래시(Splash)샷을 한다. 그러면 물장구치듯 모래가 크게 튀어 오른다. 하지만 일단 볼을 빼내기가 더 시급할 정도로 깊이 박혀 있다면 이와 반대로 클럽을 닫고 클럽 토우가 먼저 모래로 들어가는 플립샷을 한다. 모래를 치는 순간 저항 때문에 페이스가 바르게 된다.

6. 로브 샷 : 페이스 열고 왼쪽을 보라

간혹 그린 옆 그래스 벙커에 볼이 빠지거나 내리막 그린에 볼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최대한 클럽 페이스를 열고 볼을 가로질러 커트해 정상적인 스윙보다 더 높은 탄도의 샷을 만들어야 한다. 필 미켈슨이 주로 하는 것 같은 플롭샷은 간단하다. 클럽 페이스를 더 열고 볼을 양 발 가운데 놓고, 몸과 스윙을 왼쪽으로 겨냥하라. 그런 다음 자신 있게 휘둘러라.

7. 내리막 라이(Lie) : 더 벌리고 평행하게


▎내리막에서는 왼발을 좀 더 앞(타깃)으로 벌려주는 게 좋다.
내리막에서 볼 뒤의 지면을 치는 ‘뒤땅’을 몇 번 하다 보면 두려움 때문에 토핑이나 얇게 맞히는 샷을 하게 된다. 중심을 유지하려고 체중을 뒤로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리막 라이에서는 왼발은 좀 더 앞(타깃 쪽)으로 벌려준다. 그리고 지면과 어깨의 각도를 평행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평탄한 라인에서 스윙하듯 하면 된다.

8. 타이트 라이 : 손을 볼보다 앞으로

볼과 잔디 지면 사이가 3.2mm 이내의 짧은 타이트 라이에서는 헤드 날인 블레이드로 볼을 치는 스컬(Skull)샷을 하기 쉽다. 클럽의 날이 볼과 지면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정확하게 들어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때는 볼을 양 발의 정중앙에 놓는다. 손의 위치는 볼보다 약간 앞쪽이다. 로프트가 60도 정도로 높고 바운스 각이 작은 클럽으로 항상 일정한 최저점을 때리는 스윙을 반복해 연습한다.

9. 그린 벙커 샷 : 20도 더 벌린다

양 발과 스탠스, 어깨는 모두 볼이 날아가야 할 타깃 방향보다 20도 정도 왼쪽으로 향한다. 대신 클럽 페이스의 끝 선은 볼이 향할 핀과 수직이 되어야 한다. 그 정도로 열고 스윙에 들어간다. 임팩트 때 더 가속하면서 피니시까지 이어져야 볼이 떠오르면서 원하는 지점으로 날아간다. 사진에서 노란색 스윙 라인과 빨간색 스탠스 라인보다 타깃 라인은 열린 모습이다.

10. 짧은 퍼팅 : 두려움이 문제다


▎짧은 퍼팅 때 강도는 볼이 홀컵의 맞은 편 벽을 막고 떨어질 정도여야 한다.
아마추어 골퍼가 가장 두려워하는 샷은 컨시드를 받기에는 좀 더 긴 짧은 퍼팅이다. 1.5m 미만의 짧은 거리 퍼팅은 너무나 쉬워보인다. 하지만 그 짧은 거리에 브레이크가 있어 볼이 휘어져 홀컵을 놓친다면 골퍼는 당황하고 다음 홀에까지 지장을 준다. 가장 자주 생기는 문제는 당기거나 임팩트를 지나 스트로크 속도를 줄이는 데서 나온다. 임팩트를 지나면서 페이스를 스퀘어로 유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때 스트로크 강도는 볼이 홀컵의 맞은 편 벽을 맞고 떨어질 정도다.

[박스기사] 펠츠가 말하는 골프 인생 - 나사(NASA) 연구원에서 골프 교사로 변신


▎데이브 펠츠
데이브 펠츠는 어떻게 골프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의 다양한 이론이 어떻게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을까. 영국의 홍보 전문회사인 프로페셔널스포츠그룹 PSG에서는 펠츠가 영국의 더그로브 골프장에 쇼트게임아카데미를 오픈한 것을 계기로 그와 대담을 했다. 펠츠는 이 대담을 토대로 작성한 자료를 스스로의 골프 인생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나(데이브 펠츠)는 일곱 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구력이 70년이다. 어렸을 때 골프를 잘했지만 진로로 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사의 고다드 항공센터에서 정확히 14년 반을 일했다. 연구소에 다니면서 가정을 꾸려 아이 셋을 두었지만 휴가 때마다 나는 골프를 했고 메이저 대회가 열리면 TV에 붙어 살 정도로 골프에 빠졌다. 나는 점점 골프를 좋아하는 물리학자가 아니라 물리학을 좋아하는 골퍼가 돼 버렸다. 이미 내 이름으로 골프용품 관련 특허도 몇 개 있었다. 결국 회사에서 1년간 휴가를 주거나 골프를 많이 할 수 있는 다른 부서로 옮겨 주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뿌리치고 나와 버렸다.

처음 4년간은 실패만 있었다. 차와 주택을 저당잡힐 정도였다. 급기야 용품사업을 접고 교습 분야로 전환하면서 그나마 형편이 나아졌다. 당시 나는 우스꽝스런 스윙으로 마스터즈를 우승한 게이 브루어같은 선수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어떻게 인체공학적으로도 월등한 진 리틀러의 스윙을 이겨내는지 궁금했다. 연구를 거듭하다 보니 쇼트게임이 스코어를 내는 핵심임을 알게 되었다.

퍼팅에서 ‘2~10피트의 거리가 퍼팅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론을 세울 수 있었다. 3피트에선 퍼팅 성공률이 95%, 4피트는 70%, 6피트는 아마추어 골퍼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그리고 10피트를 벗어나면 퍼트 성공 확률이 20% 미만으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퍼트 성공의 20~100%가 바로 이 지점에서 결정된다.

‘퍼팅에서 홀컵을 17인치 지날 정도의 세기로 치라’는 격언은 다양한 퍼팅 실험 데이터에서 나왔다. 연구해보니 코스의 홀컵 주변에는 스키드 마크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울퉁불퉁하다. 그 정도 거리라면 홀컵을 지나치도록 스트로크를 해야 지면을 뚫고 홀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이안 베이커 핀치의 코치일 때 브리티시 오픈을 우승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적이 있다. 당시 그가 했던 연습은 칩 샷을 핀으로부터 6피트에서 4.5피트로 좁히는 데 집중됐다. 퍼팅에는 자신 있으니 결국 칩 샷을 좀 더 노련하게 다지면서 더 많은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피칭에서는 아마추어 골퍼가 방향보다는 거리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 즉 핀까지는 같은 거리지만 방향이 잘못된 경우가 핀보다 짧거나 긴 샷보다 낫다는 것이다. 방향은 코스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지만 거리는 어떤 클럽을 택하는지, 혹은 스윙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필 미켈슨의 쇼트게임 코치로 8년을 함께하면서 그를 ‘쇼트게임의 마술사’로 변모시켰다. 미켈슨은 어려운 트러블샷은 뛰어났으나 보통의 샷은 평범했다. 하지만 홀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스타일로 점차 바꿔가면서 정상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1372호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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