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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교 대영모던텍 대표] 고장 나면 함흥차사? 전기차 충전기 고민 ‘이제 끝’ 

 

대구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초정밀 기계 공작 기술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 이동형·다채널 제품으로 충전기 시장 공략

▎정민교 대영모던텍 대표 / 사진 : 프리랜서 공정식
전기자동차 충전기 고장 원인의 80%는 차단기 불량이다. 쉽게 말해 퓨즈가 나가는 것이다. 두꺼비집이 나갔다는 표현도 쓴다. 문제는 수리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아직 전문 수리인력이 부족해 일주일 이상 걸릴 때도 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는 이를 비판하는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전기 차용 충전기 제조사들도 보다 빠른 수리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전문 제조 업체인 대영모던텍은 차단기가 내려갔을 때, 차단 장치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제품을 설계했다. 특별한 도구나 교육 없이 수리를 할 수 있어 제품 관리가 수월하다. 상대적으로 빠른 충전기 수리가 가능해 전기차 이용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정민교 대영모던텍 대표는 “부품 교체가 쉬운 제품을 위한 금형 제작 비용만 2억원이 들었다”며 “우리 제품은 콜센터를 통해 고객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기사가 출동해야 하는 경우에도 반나절이면 수리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영모던텍은 지난해 5월 대구 달성군 소재 기업인 대영코어텍이 설립한 자회사다. 대영코어텍은 지난 38년간 각종 공작기기를 제작해온 기계 제조 전문 기업이다. 지금은 두산공작기계의 머시닝센터를 주문자생산 방식으로 월 180대씩 생산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크론 단위의 미세 변화를 조절해 주는 핵심 부품 ‘볼스크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독일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오던 고부가가치 기계 부품이다. 2016년 매출은 500억원이다. 정 대표는 “차세대 성장 동력을 놓고 고민하다 공작 기계 전문 기업의 노하우를 잘 살 릴 수 있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큰 분야라 충전기 인프라 시장에 나섰다”고 말했다.

스마트 무빙 충전 시스템 개발

수년 전부터 대구 주요 공단에 입주한 업체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흘렀다. 과거 대구의 대표 산업은 섬유였다. 그러나 한순간에 몰락했고,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시 찾은 업종이 자동차 부품과 기계 공작 분야다. 간신히 경쟁력을 회복하던 중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 공단엔 비상이 걸렸고 이번에는 미리 준비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정 대표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충전기 확보가 필수”라며 “고품질 충전기 기술을 확보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정밀 기계를 제작하는 대영모던텍에 전기차 충전기는 초보 수준의 기계다.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 업체보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직접 금형을 만들어 제작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자유롭고 가격 경쟁력도 앞선다.

“우리는 미크론 단위로 쇠를 깎아 기계를 만들어 왔습니다.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력입니다. 기계를 아는 기업이 만들어서 다릅니다. 전기차 충전기도 개발할 여력과 실력이 있기에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을 제공하고자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완속 벽걸이형과 고효율 급속 전기차 충전기다. 작지만 강력하다. 이 제품은 충전 용량 50㎾급 충전을 지원해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30분 이내, 쉐보레 볼트 EV는 1시간이면 충전을 끝낸다. 다중 충전과 이동 충전 분야 기술도 앞서 있다는 평가다. 또한 충전기가 전기차를 찾아 이동하는 ‘스마트 무빙 충전 시스템’ 개발을 이미 마쳤다. 한 번에 여러 대의 차량까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1대 N 충전 시스템도 준비했다.

다중 충전기는 메인 충전기를 연결해 여러 개의 충전스탠드로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멀티탭 콘센트를 떠올리면 쉽다. 성능 향상이 필요하면 메인 충전기의 용량만 늘려주면 된다. 메인 충전기에는 필요에 따라 추가 스탠드를 더 늘릴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당장 제품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전기차의 충전 용량이 커지고 더 많은 충전시설이 필요한 시기를 내다보며 제품을 개발 중이다. 정 대표는 “제품 개발은 이미 마무리했고, 시장 상황을 봐서 하반기에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전기는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마트엔 급속이, 가정집엔 완속을 주로 설치한다. 보통 운행 차량 10대당 급속 충전기 한대가 있어야 운전자들이 부담 없이 전기차를 몰 수 있다. 2017년 3월 기준 국내 운행 전기차는 1만 3000대, 국내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는 1300대다. 2020년 국내 전기차는 약 20만대로 예측된다. 급속 충전기도 2만 대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완속 충전기 규모는 더 크다. 환경부는 올해에 전기차 완속 충전기 9515대에 대한 설치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전기차 구매자가 나올 때마다 완속 충전기 한대가 설치된다고 보면 된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에 새로 도전하는 업체들이 나오는 것이다.

환경부 충전기 보급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

충전기 분야에서는 이동 충전과 다중 충전 기술이 발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아파트에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어려웠다. 개인용 주차장을 내어주는 일이라 다른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 전기차 소유주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문제다.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애매하다. 하지만 이동이 쉽고, 한번에 여러 대를 커버할 수 있는 충전기가 생기면 주민 간 타협안을 찾기 편해진다. 환경부도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충전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면 개인전용 충전기를 설치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충전기 설치 보조금을 지원할 때, 다중 충전 방식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이형섭 환경부 청정대기기획 과장은 “공동주택이 많은 한국 환경에서 개인이 충전기를 설치하고 관리하기 쉽지 않다”면서 “올해부터 공동주택에 선제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전기차 구매장벽을 허물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영모던텍은 환경부의 충전기 보급 사업이 연말에 마무리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충전기 제조 업체를 정부가 관리해왔다. 자칫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환경부 보급 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 업체는 5곳에 불과하다. 대영모던텍은 후발 주자 가운데 당당히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정 대표는 “멀리 보며 진지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 않아 회사 직원의 절반은 전기차를 타고 출퇴근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본사 지붕에 태양광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주차장 한편 구석엔 이미 충전 시설도 구축해 놓았다. 그는 “우리가 직접 사용하며 무엇이 더 편한지 고민하며 제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한 단계 진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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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3호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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