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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中 비트코인 광풍, 따마(아줌마)까지 가세 

 

김재현 칼럼니스트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80% 차지...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지켜봐야

중국에서도 비트코인 열기가 뜨겁다. 국제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서 비트코인은 두 가지 통화로만 표기된다. 바로 달러와 위안이다. 중국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약 80%를 차지해왔다.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의 거래 비중이 커지는 중이다.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 비중이 큰 이유 중 하나는 돈 세탁이다. 중국에서 부정부패를 통해 축적한 자금을 가상화폐를 통해 국외로 유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가상화폐 거래시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을 악용한 행위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중국인민은행이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의 비트코인 인출을 중지한 적도 있다.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관리를 강화하면서 비트코인 열기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인이 비트코인 거래에 빠져있다. 중국의 비트코인 열풍을 살펴보자.

비트코인 가격 6월 한때 2만 위안 돌파

지난해 12월 6000위안(약 960달러) 무렵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6월 한때 2만 위안(약 3000달러)을 돌파했다. 그러나 6월 15일에는 고점 대비 약 20% 폭락하는 등 가격이 급등락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미 고점을 찍은 것일까. 30여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류양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비트코인이 언젠가 십만 위안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한 류양에게 지금과 같은 급등락은 기시감을 줬다.

중국 지방도시에서 국유기업에 근무 중인 류양은 몇 년간 비트코인 매매를 통해서 적잖은 돈을 벌었다. 2013년 IT관련 매체에서 비트코인 기사를 보고 미국에서는 가상화폐 채굴을 통해서 하루에도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 호기심이 동했다. 류양의 말이다. “내가 찾아봤을 때 비트코인 하나에 100위안이 조금 넘었는데, 이튿날 몇십 퍼센트가 올랐다. 300위안까지 올랐을 때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한테 묻기 시작했고 위챗 단체대화방에도 가입했다.”

비트코인이 600위안까지 오르자 류양은 마침내 비트코인 25개를 매수했다. 2013년 비트코인은 1월 85위안에서 11월 약 8000위안까지 상승했다. 달러 가격으로는 1월 초 14달러에서 11월 약 980달러까지 올랐다. 류양은 운 좋게 급등 초기인 3월에 비트코인을 샀다. 11월 무렵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언론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고 곧이어 직장인, 따마(아줌마)도 비트코인 매수행렬에 동참했다. 하지만 12월 비트코인은 3000위안대까지 급락한다.

다행히도 류양은 11월이 오기 전에 비트코인 25개를 팔아서 쏠쏠한 수익을 챙겼다. 그때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위안을 넘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2014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류양은 돈이 모일 때마다 비트코인을 계속 샀다. 그렇게 해서 비트코인 30개를 손에 넣었는데, 평균 매수가격은 약 3000위안에 불과하다. 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외에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 다양한 알트코인(Altcoin,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의 전체 규모가 약 450억 달러로 가장 크다. 그 다음이 이더리움(약 330억 달러), 리플(약 124억 달러)이다. 라이트코인은 약 24억 달러로 4위 규모인데, 요즘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류양도 라이트코인이 몇 십위안에 불과할 때, 과감하게 2000개를 매수했다. 비트코인에서 배운 경험을 교훈 삼아 팔지 않고 계속 보유 중이다. 라이트코인 가격은 6월 16일 200위안에서 19일 364위안으로 80% 넘게 올랐다.

라이트코인은 MIT를 졸업한 구글 출신 개발자 찰리 리가 2011년 개발했다. 라이트코인의 급등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6월 10일 찰리 리가 라이트코인에 집중하겠다면서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를 떠났다. 6월 15일에는 비트코인 최대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스탬프가 라이트코인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라이트코인 거래가 급증한 것도 이유다. 두 나라에서 라이트코인의 50% 이상이 거래되고 있다.

라이트코인이 비트코인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찰리 리는 비트코인의 영향을 받아서 라이트코인을 개발했으며 몇 가지를 개선했다고 한다. 우선 라이트코인은 2분 30초마다 블록을 형성한다(비트코인은 10분이다). 그래서 비트코인보다 거래속도가 빠르다. 또한 라이트코인의 최대 채굴량은 8400만 개로 비트코인(2100만 개)의 4배에 달한다. 지금까지 채굴된 라이트코인은 약 5160만 개로 최대 채굴량의 60%가 조금 넘는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며 비트코인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는 찰리 리의 설명이 이해가 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비트코인을 금으로 라이트코인을 은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상화폐 채굴자도 늘었다. 전 세계에는 300만 명이 넘는 가상화폐 채굴자가 있다고 한다. 저렴한 인건비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가상화폐 채굴에서도 저비용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컴퓨팅 파워에서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이 집안에 컴퓨터 여러 대를 갖추고 가상화폐 채굴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문 가상화폐 채굴공장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일반인들은 전기료, 소음, 임대료 때문에 많은 컴퓨터를 돌리기가 어렵다.

가상화폐 채굴 열기

중국에서도 쓰촨 산악지역이나 신장에서 값싼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가상화폐 채굴공장이 몰려있다. 수력발전소 발전 전기 중에는 전력망을 통한 판매가 불가능해버리는 전기도 있는데, 이 전기를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한 회사는 쓰촨, 신장지역에 다섯 개 채굴공장이 있는데, 매일 1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다고 한다. 6월 21일 가격인 2790달러로 계산하면 약 28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이다. 최근에는 태양광발전소와 풍력발전소가 몰려있는 신장지역에 가상화폐 채굴공장 건설이 늘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열기가 불면서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가격도 급등했다. GPU는 그래픽 연산용으로 개발됐지만, 가상화폐 채굴용으로 좋은 성능을 낸다. 단순 연산작업을 대규모로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VR열풍을 타기도 했지만, 그래픽 카드를 개발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넘게 올랐다.

중국의 가상화폐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듯하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에서 한국과 일본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가장 큰 플레이어는 중국이다. 특히 중국인민은행 같은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의를 기울여 할 것이다.

김재현 -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를, 상하이교통대에서 금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칼럼니스트로서 중국 경제·금융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 [파워 위안화: 벨 것인가 베일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1390호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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