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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함께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지금은 통섭·융합·협업의 시대 … 시도 때도 없이 누구에게나 묻고 배워야

▎사진:ⓒgetty images bank
“지금보다 더 승진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말해주세요.” 임원의 자기 혁신이라는 주제로 강의했을 때 했던 질문이다. 임원들은 당황해했다. 또 질문했다. “얼마나 바쁜가요?” 임원들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쁘다고 대답했다. 내가 말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위험에 빠져있습니다. 뭔가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꼭 챙겨야 할 걸 빼먹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물었다. “주로, 무얼 하는 데 시간을 사용하나요? 불끄기? 땜빵? 사고 처리?”

이제 막 승진한 임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위험에 처했습니다.” 승진해서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던 신임 임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계속해서 물었다. “여러분은 어떤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되었나요? 임원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까? 아니면 부장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까?” 임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부장 역할을 잘해서 임원이 된 겁니다. 임원 역할은 이제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일하던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그게 바로 여러분이 위험에 처해 있는 이유입니다.” 그리곤 물었다. “무엇을 다르게 하겠습니까?”

어떤 교육 담당자가, 리더들에게 협업 방법을 가르치자고 상사에게 제안했다. 상사가 말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협업은 계급이 올라가면 저절로 된다.” 이 상사는 예전에 좋은 성과를 낸 덕분에 승진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시대엔 맞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협업을 통해 통섭과 융합을 이뤄내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 통섭은 여러 분야의 지식이 통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고, 융합은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

“무엇을 다르게 하겠습니까?”

이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통합하고, 그걸 하나로 녹여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다. 혼자 잘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은 이미 물 건너갔다. 통신과 가전이 결합한 사물인터넷이 융합의 대표적 사례다. 통신과 자동차 기술의 융합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탄생시켰다. 이제 언제 어디서 통섭과 융합이 탄생할지 모른다.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그럼 난 뭘 해야 하지? 뭘 새롭게 배워야 하지? 새로운 업종을 탐색해야 하나? 불안해한다. 그러나 염려할 필요 없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 다르게 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혼자 열심히 했다면, 이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주변 다른 분야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눈과 귀를 열어놓고, 호기심을 가지고 다른 분야 사람들과 교류하고 협업하는 것이다.

협업을 오해하지 말자. 예전의 협업은 함께 하면 혼자 할 때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협업은 함께 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협업 없이는 통섭도 어렵고 융합도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예전의 협업이 선택적이었다면, 지금의 협업은 필수불가결이다. 혼자서 열심히 일하던 방식을 벗어나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통섭의 시대, 융합의 시대, 협업의 시대다. 리더들은 명심해야 한다. 첫째, 이 시대엔 리더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고 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이, 부하직원들이 주인공이 되게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엔 리더도 결국 주인공이 되겠지만,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 리더가 먼저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니라, 부하직원들이 먼저 주인공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하려면 각 분야 지식의 통섭이 일어나고 융합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각 분야 담당자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해야 한다. 그들을 먼저 주인공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 이유다.

리더는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성공할 수 있게 도울 것인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주인공이 되게 해 줄 것인가?’ ‘어떻게 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게 해 줄 것인가? 어떻게 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그렇게 했을 때, 그들만이 아니라, 리더 자신도 비로소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결과가 있으려면 반드시 원인이 있어야 한다.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다. 원인과 결과의 법칙이다. 자연법칙의 진리다.

둘째, 시도 때도 없이, 누구에게든지 물어야 한다. 지금은 인류 최초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배워야 하는 시대라고 한다. 예전의 리더는 부하직원들의 일을 웬만하면 다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부하직원 업무에 대해 모두 알기 어렵다. 리더가 모르는 게 더 많아졌다. 그래서 리더는 물어야 하는 것이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않고,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후배에게 당당하게 물을 수 있는 자신감과 유연성이 요구된다.

새로 배워서 자기가 직접 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한 개인이 모두 알기는 불가능하다. 모르는 걸 창피해 할 필요가 없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모르면서 아는 척, 뒷짐지고 있는 선배보다 적극적으로 묻고 배우는 선배를 더 좋아한다.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부하직원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디지털 혁명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방법이 있다. 후배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모르는 건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아주 작은 행동을 당장 실천하는 것이다. 우연은 없다. 움직이면 결과가 따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행운은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 된다. 밖에 나가서 움직여야 비도 맞고 눈도 맞을 수 있다. 후배들이 고민을 상담할 때마다 말해준다. “아무 거나 해 봐라. 움직여라. 하다 보면 방법이 생긴다.”

자기 조직이 처해 있는 상황, 자신의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리더들이 많다. 끝까지 듣고 난 후에 묻는다. “지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다르게 하겠습니까?” 계속해서 묻는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은 무엇입니까?”

다르게 하지 않으면 다른 결과를 얻기 어렵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같은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다르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말은 이젠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이 시대의 정신은 ‘함께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이다. 함께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 협업의 시대다.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1399호 (20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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